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신용거래융자잔액은 10조5868억원으로 이달 들어 다시 10조를 넘어섰다. 국내 증시가 빠르게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단기간 빚을 내 투자를 하는 '빚투'가 급격히 불어난 것이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코스피 하락세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3월12일 이후 2개월 만이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3월 25일 6조4404억원 수준으로 증시 반등 시작 후 두 달만 개인들의 빚투가 4조원 이상 다시 늘어났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빌린 돈이다. ‘빚투' 투자자 규모를 가늠해볼 수 있는 대표 지표다. 빚을 내 투자하는 게 위험한 이유는 주가가 하락할때 반대매매를 당하면서 급격한 손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매매란 주식담보대출은 주가 하락으로 담보 비율 이하로 계좌 내 평가액이 떨어지면 증권사가 담보주식을 매도하는 것이다.
이달 들어 미수거래도 크게 늘었다. 미수거래는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고 갚는 단기대출이지만 만기가 3거래일로 짧고 증거금 납부 비율도 전체 주식 매입금의 30% 수준으로 더 많은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 지난 4월 29일엔 위탁매매 미수금이 2169억원 수준이었지만 이달 들어 크게 증가했다. 지난 18일엔 3964억원으로 4000억원을 육박했고 지난 26일 기준으로 2432억원을 기록했다.
빚투가 늘어난 것은 단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의 빚투를 리스크 요인으로 봤다. 국내 증시가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것이 제한적인 경우 대규모 ‘빚투’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용융자 거래의 경우 시장 상황이 좋을 경우엔 지수 상승을 이끌지만, 하락장에선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라며 "미·중 무역분쟁, 홍콩 시위, 미국 대선 등 여전히 증시 상승을 위협하는 요인이 남아있고 국내 기업들의 2, 3분기 실적 전망도 부정적이어서 향후 증시 하락 가능성은 남아있어 무리한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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