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미중 '홍콩보안법' 갈등에 고심...입장 못 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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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0-05-2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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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정부, 28일 오전 제7차 외교전략조정 통합분과회의 개최

  • 전략조정회의서 미·중 갈등 대응 모색...강경화 "동향 주시"

  • "국제 갈등 현안...민관 협업 하에 의미·영향 면밀히 분석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맞붙은 미국과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통과를 계기로 갈등을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대응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정부는 28일 오전 범정부 차원의 외교전략조정회의를 열었지만, 홍콩보안법과 관련한 입장을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성호 외교부 경제조정관은 이날 오전 진행된 제7차 외교전략조정 통합분과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미·중 간 갈등, 대립구조 하에서 불거졌던 현안들에 대해 이야기는 나눴다"면서도 "오늘 당장 논의해서 결론을 내는 자리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조정관은 "우리의 큰 전략이나 방향성을 점검하고 이해를 하는 자리였다. 오늘 결론을 낼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홍콩보안법 제정 문제로 인한 미·중 갈등 국면에 대한 논의가 있었냐'는 물음에 "(오늘 회의에서) 아쉽지만 홍콩보안법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 '정부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진전된 것이 있느냐'는 질의에도 "기본적으로 (오늘 회의에서) 홍콩보안법 논의는 없었고, 이미 말씀드린 입장대로 '주시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조정관은 "분과를 나눠 진행해 온 회의를 오늘 회의를 계기로 같이 진행해 여러 가지로 전략적인 시각으로 사안을 볼 수 있는 계기였다"라고 전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한 정부의 고려사항에 대해 이 조정관은 "원칙과 일관성이라는 가치에 무게를 두고, 우리 기업들의 이해관계, 부정적 영향의 최소화 등이 큰 화두"라면서 "여기서 '원칙'이란 개방형, 신뢰 등 그간 우리 정부가 중요시해왔던 가치들이 다 포함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제7차 외교전략조정 통합분과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교전략조정회의는 지난해 7월 출범한 민관협의체로, 미·중 갈등은 물론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 강화 등 국제정세의 변화 가운데 한국 정부의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정부와 민간 간 유기적인 대응을 이루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첫 외교전략조정회의의 준비회의 격인 이날 회의에는 외교부는 외교부 관계자는 물론 국방부와 통일부, 산업부 등 관계부처 및 정부 산하 연구기관인 국립외교원과 국방연구원 관계자들도 참여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고조되는 국제사회의 갈등과 그 파급효과와 관련해 국내외 우려가 높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외교부를 비롯한 우리 정부는 관련 동향을 주시하면서 민관 협업 하에 그 의미와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계기로 비대면, 무인화 등 첨단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됐고, 미래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기술 확보를 둘러싼 국가 간 경쟁 또한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최근 미·중 사이에는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추진과 미국의 반중(反中) 경제블록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 구상 등으로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의 대응 방안 등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미·중은 홍콩 보안법과 관련해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여론전까지 펼치고 있다. 중국은 최근 홍콩 보안법 제정 추진을 진행하는 상황에 대해 한국 정부와 공유했다.

미국 역시 한국을 비롯한 미국 주재 외교단을 대상으로 홍콩 보안법에 대한 자국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미국은 EPN에 한국 정부가 참여할 것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져 일각에서는 대중(對中) 수출 감소 또는 대미(對美) 투자 압박이 심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제7차 외교전략조정 통합분과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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