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일어난 유람선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됐다. 사고 현장 인근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비석이 세워질 예정이지만, 가해 선박 선장은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선처를 호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서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 호가 유람선 '허블레아니' 호 후미를 들이받았다.
허블레아니 호에는 야경투어를 즐기고 돌아가는 한국인 관광객과 가이드 등 33명이 타고 있었다. 바이킹 시긴 호는 선착장에서 갓 출발한 상태였다.
당시 기상 악화로 강물이 불어나 한국 정부 대응팀과 헝가리 당국은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 실종자 1명은 아직도 가족의 품에 돌아오지 못했다.
헝가리 경찰은 사고 조사 과정에서 작년 10월 우크라이나 출신 유리 카플린스키 바이킹 시긴 호 선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그 해 11월 선장에게 헝가리 형법 제233조 교통방해로 다수의 인명 손상을 가한 혐의와 제166조 사고 후 구조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적용, 기소했다.
올해 3월 열린 예심에서 카플린스키 선장은 여전히 혐의를 부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선장이 혐의를 인정하면 징역 9년 및 선박 운항 금지를 구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선장은 오히려 신장 등 건강 문제를 근거로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지난달 20일 열릴 예정이었던 해당 재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헝가리 당국의 봉쇄 조치로 지난 28일로 연기됐었다. 하지만 이 역시 코로나19 여파에 9월로 연기됐다.
헝가리 검찰은 카플린스키 선장 외에도 크루즈선 ‘바이킹 이둔’ 호 선장에 대해서도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조건부 구속 영장을 지난 1월에 청구했다. 당시 바이킹 이둔 호가 같은 회사 소속 크루즈인 바이킹 시긴 호를 뒤따라가며 사고 현장에 있었지만 물에 빠진 피해자를 구조하지 않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바이킹 이둔 호 선장은 현재 전자 발찌를 착용하고 가택에 연금된 상태로 조사를 받는 중이다.
한편, 29일(현지시간) 사고 현장에서 1주기 추모식이 진행된다.
추모식에는 최규식 주헝가리 한국대사, 시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무장관, 커러초니 게르게이 부다페스트 시장, 현지 취재진 등 30명 정도가 참석할 예정이다.
또한, 사고 현장인 머르키트 다리 인근에는 추모물이 세워질 예정이다. 추모물은 피해자 가족들의 의견에 따라 비석 형태로 세워지며 구체적인 추모물의 모양과 크기, 문구 등은 현재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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