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으로 건설산업 생산방식 변화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지만 유독 건설업계에서는 여성기업 활약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건설산업 내 여성기업 역할 확대를 위해 각종 지원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체감 효과는 낮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9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정부가 여성기업 7500여곳을 상대로 관련 지원책을 잘 알고있는지를 설문조사한 결과 세제지원, 기술지원, 판로지원 등을 '잘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50%, '이용한 적 없다'는 응답은 97%로 나타났다.
여성기업 판로지원 정책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기업은 45.9%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97.3%는 지원정책을 이용한 적 없다고 했고, 유용하다는 응답은 33.3%에 그쳤다.
여성기업은 여성이 소유하고 경영하는 기업으로, 등기상 대표가 '여성'인 기업을 말한다.
정부는 여성기업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창업지원, 공공기관 우선구매, 자금 및 세제지원 등 다양한 제도를 지원하고 있다. 여성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공공기관 구매총액의 5%, 공사의 경우 구매총액의 3%를 여성기업에 할당하는 제도가 대표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건설업에서 여성기업 비중은 19.1%로 전체산업평균(38.4%)의 절반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서울, 인천, 경기가 각각 12.1%, 4.5%, 20.9%로 전체 여성건설기업의 37.5%가 서울 및 수도권에 분포했다. 이외 지방 광역시 19.6%, 제주도 포함 기타 지방에 43.1%를 차지했다.
여성종합건설기업의 대부분(95%)은 시평 200억원 이하(6등급 이하) 소규모 업체들로 나타났다. 업체당 연평균 기성액은 약 35억원으로 종합건설업 평균의 23%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공공사 기성액이 전무한 업체도 27%나 됐다. 절반 이상(53.6%) 업체들은 공공공사 비중이 전체 기성액의 50%에 미치지 못했다.
여성종합건설기업들의 기성실적(2017년 기준)을 공종별로 보면 토목과 건축 비중이 30:70으로 나타났다. 발주기관별로는 공공과 민간이 각각 35:65로 민간 비중이 높았다.
연구원은 여성건설기업 지원책은 산업 전반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성기업은 남성기업 보다 소통과 화합 분위기가 뛰어나고,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한 고객 만족도 제고, 계획적이고 투명한 회사경영 등이 강점으로 언급됐다.
김민형 건산연 선임연구위원은 "건설산업 내에서 약자 기업인 여성기업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직결되는 한편, 건설산업의 대국민 이미지를 개선을 위해서도 필요한 작업"이라며 "여성기업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존의 지원 제도들의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여성기업 지원 실효성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는 ▲공공공사 구매목표비율 상향조정 ▲적격심사 신인도 여성기업 가산점 부여 공사 50억원 미만으로 확대 ▲정보 기술지원 강화 ▲여성기업 지원제도 알림 서비스 등 홍보강화 등을 거론했다.
김 연구위원은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물품이나 용역과 공사를 별도로 구분하지 않고 정부조달 시 최소 5%를 여성기업을 대상으로 계약하고 있다"면서 "국내의 경우 공공기관 구매목표 비율이 3%로, 물품이나 용역(5%)과 달리 낮게 책정돼 여성 건설기업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만족감이 타 업계보다 훨씬 낮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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