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에 반발하며 홍콩의 특별 지위를 박탈하겠다고 경고하자, 중국이 이같이 코웃음을 쳤다.
29일 중국 환구시보는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것은 많은 미국 회사에게도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양날의 검”이라며 “미·중 갈등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쪽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홍콩은 세계 2위 경제 강국인 거대한 중국을 등에 업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문은 “미국은 세계가 아니고 서방 전체를 대표하는 나라도 아니다”라며 “미국이 가지고 있는 힘은 생각보다 크지 않고, 많은 홍콩 기업들은 홍콩보안법을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콩은 결국 안정화될 것이며, 중국의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더욱 발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란시스 뤼 팅밍 홍콩 과학기술대학 교수는 홍콩이 중국에 없어서는 안 될 금융 요충지로 거듭날 것이라며 "많은 자본이 중국에서 홍콩으로 흘러 들어갔다가 다시 중국으로 가면서 순환한다. 이게 홍콩의 역할"이라며 "홍콩 사람들은 홍콩이 중국에 대해 어떤 협상력을 가졌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이처럼 미국의 홍콩 특별지위 박탈 우려 최소화에 나선 것은 최근 미국 동맹국들마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홍콩보안법 통과에 대해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등 4개 정부는 28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홍콩보안법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훼손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유엔에 등록된 중국·영국 공동성명(1984년 홍콩반환협정)에 따른 국제적 의무와 상충된다는 것이다. 중국은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 받은 뒤 일국양제를 시행하고 있다.
영국은 아예 홍콩 주민에게 영국 시민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날 영국의 프리티 파텔 내무부 장관과 도미닉 라브 외무부 장관은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BNO)’여권을 보유한 홍콩 주민에겐 영국 시민권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BNO여권은 1997년 홍콩 반환 전 태어난 홍콩 주민들에게 발급된 것으로, 현재 약 31만명가량이 소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홍콩 주민의 4.5%에 해당한다. 현재 BNO여권을 소지한 사람은 6개월간 영국에 체류할 순 있지만 시민권을 신청할 순 없다.
이에 힘입어 미국은 동맹들에 '반중 전선'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하이노 클링크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중국의 악의적 활동에 우리는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모든 우방국과 동맹국, 파트너들이 똑같이 할 것을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미국 측 진영 움직임에 '가만히 있지 않겠다'라는 분위기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서방 진영의 중국 내정 간섭에 대해 관세 부과 등 다양한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중국은 미국의 압박이 두렵지 않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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