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봉쇄령 걷히자 시위 덮친 미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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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6-0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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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경제 불안이 시위 폭발력 키워"

  • 폭력시위에 기업 영업활동 축소·자영업자 시름

  • LA·워싱턴DC 등 20여개 도시에서 야간통금

  • 지역·연방정부, 시위 대응 위한 추가 재정부담

코로나19 확산이 잦아들면서 정상화를 기대하던 미국 경제가 대규모 시위라는 새 악재를 만났다. 뉴욕, 시카고, LA 등 미국 전역을 휩쓴 '조지 플로이드 시위'는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안 그래도 코로나19로 절름발이 신세가 된 미국 경제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미니애폴리스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짓눌려 숨진 사건에서 시작된 미국 내 항의 시위가 31일(현지시간) 수십 개 도시에서 이어졌다. 

다수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됐으나 일부 시위는 소요 사태로 번졌다. 시위대는 베벌리힐스의 로데오드라이브나 시카고의 미시건애비뉴 등 유명 쇼핑구역을 훑으며 상점을 약탈하거나 경찰차와 공공청사 건물에 불을 지르는 등 폭력시위를 벌였다.

이런 혼란은 미국 경제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상황과 맞물린 것이다. 코로나19 여파에 5000만명 넘는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거나 임금이 깎였다. 5월 미국 실업률은 2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이 둔화하면서 경제활동 재개가 서서히 시작됐지만 코로나19 전 일상으로의 복귀는 요원하다는 관측이 많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불안이 시위의 폭발력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특히 빈곤층과 유색인종에서 코로나19 감염률과 치사율이 훨씬 높게 나타나는 등 코로나19 사태에서도 빈부격차가 극명히 드러난 것으로 나타났다. 잔디 애널리스트는 "사람들은 빨리 일터로 복귀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것 같다. 이는 인종적 긴장과 맞물려 끓어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혼란은 미국인이 느끼는 절망의 깊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플로이드 시위는 기업 활동에도 파장을 던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마존은 시카고, LA, 포틀랜드 등 일부 도시에서 배송을 축소하고 물류센터를 폐쇄했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 타깃은 미니애폴리스 본사 주변 32개 매장을 비롯해 전국 수십 개 매장 영업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애플 역시 31일 미국 내 애플스토어 일부 매장의 문을 닫았다.

식당과 카페 등 자영업자들의 시름도 깊어졌다. 경제활동 재개 속에 본격적인 손님맞이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무법천지로 변한 도시에서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 워싱턴DC와 LA 등 폭력시위가 벌어진 20여개 도시에는 야간 통행금지령이 발동되기도 했다.

마이크 잉글런드 액션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요 사태는 일일 혹은 주간 소비심리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4월 중순부터 다소 개선되던 소비심리가 6월 초까지 하향곡선을 그릴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대응에 예산을 쏟아붓던 지역 정부는 시위까지 겹치면서 재정 부담이 높아지게 됐다. 시위 대응을 위한 치안, 피해 복구 등에 막대한 돈이 더 필요해서다. 연방정부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시 지역 정부에 대한 추가 지원 압박을 받게 됐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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