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충돌' 공판 또 미뤄져…검찰 “채이배 사건부터 진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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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0-06-0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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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발생한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 자유한국당 관계자들의 공판이 또다시 미뤄졌다. 변호인 측이 '혐의가 불명확하다'거나 '증거수집 절차가 위법하다'며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에 검찰은 채이배 전 의원 감금 등 사건부터 공판을 진행하자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결국 공판준비기일을 한번 더 여는 것으로 결정이 나고 말았다.

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이환승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 나경원 등 의원과 보좌관 3명을 비롯한 총 27명의 국회법 위반 등 사건 3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채의배 전 의원 사건 주요 증인 4명과 추가 4명 등, 8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먼저 진행하자”고 말했다.

재판에 넘겨진 27인은 패스트트랙 충돌이 벌어졌던 지난해 4월 25∼26일 채 전 의원을 감금하거나 의안과 사무실, 정개특위·사개특위 회의장을 점거하고 스크럼을 짜 막아서는 등의 방법으로 민주당 의원과 의안과 직원 등의 법안 접수 업무와 회의 개최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공판 준비기일이 3번이나 진행된 만큼 재판부는 재판이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는데 이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의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변호인 측은 “검찰의 공소장에는 어떤 피고인이 어떤 행위를 해서 기소됐는지 구분이 돼 있지 않다”며 혐의를 명확하게 구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예를 들어 황교안 전 대표의 경우 채 전 의원 사건에서 소리를 질렀다거나 감금을 지시한 것처럼 적혀 있다”며 “마치 (자한당을) 범죄단체처럼 표시하고 공소사실을 기재한 부분이 있는데 이런 행위가 정확히 어떤 범죄에 해당하는지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증거인 동영상 입수 과정 등에서 문제가 있다”며 “증거수집 절차가 위법하다면 (혐의의) 실체가 없다”며 압수수색 절차의 적법성을 확인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이에 검찰 측은 “황 전 대표의 경우 채 전 의원 사건 피고인이 아니다. 변호인 측에서는 공소장을 정확히 파악하고 말해달라”며 “또 변호인 측 의견서도 오늘 아침에서야 제출받아서 아직 읽어보지도 못한 상황”이라고 재판의 연기를 검찰 탓으로 돌리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어 “(재판 진행을 위해) 사건을 나눠서 채 전 의원 관련 사건을 먼저 진행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날도 재판 일정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자 재판부는 “공판준비기일을 1회 더 진행하도록 하겠다”며 다음 달 6일 10시 30분에 4차 공판준비기일을 잡았다.

이와 함께 검찰과 변호인 측에 재판 관련 일정계획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열린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심리에 앞서 공소사실에 대한 검찰과 피고인 측 입장과 쟁점을 정리하고 심리 계획을 세우는 절차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직접 재판에 출석할 의무는 없다. 이에 따라 이번 재판의 피고인 27명은 모두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음 재판에서도 마찬가지로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중 4·15 총선 당선자는 곽상도 의원 등 9명이다. 국회법상 '국회 회의 방해죄'로 기소된 이들은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잃게 된다.

한편 옛 자유한국당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을 당시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에서 채 전 의원으로 교체하는 사보임 신청서를 결재한 것과 관련해 작년 4월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최근 이 사건 사보임에 권한침해가 없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해당내용을 증거로 신청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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