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규제로 가나”… ELS 규제강화 놓고 금융위 ‘신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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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0-06-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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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금융위원회가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규제안을 이르면 이달 중 내놓을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금융위 내부에서 신중론이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규제안으로 언급돼온 자기자본 기준 총량제의 경우 시장 위축 등 부작용이 큰 데다 증권업계도 반발하고 있어 자율규제도 주요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1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이 자기자본기준 총량제와 증권사 자율규제 두 개의 안건을 두고 조율중에 있다”면서 “현재 금융위는 업계 의견을 청취한 뒤 규제강화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으며 금감원은 금융위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지난 3월 증권사의 마진콜 사태가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ELS발행에 대한 규제를 검토해왔다. 특히 자기자본의 100% 한도 내에서만 ELS를 발행하도록 총량에 제한을 두는 ‘발행액 총량제’를 유력 규제안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형 증권사들이 판매한 ELS 편입종목인 유로스톡스50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등 해외지수가 급락하자 선물에서 마진콜이 발생한 것이 이유다. 자체해지에 나선 증권사들의 경우 외국 투자은행(IB)들이 요구한 증거금을 달러화로 결제해아 했으나 이를 구하지 못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시스템리스크로 확대된 바 있다.

하지만 금융위가 최근 신중모드로 돌아선 이유는 자기자본비율에 맞춰 ELS발행을 제한할 경우 중소형사는 물론 대형사까지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번에 발생한 마진콜 사태의 경우 코로나19라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작용했고, 증권사들 역시 이를 예측하지 못하고 자체해지에 나선 것이 이유가 된 만큼 시장 축소를 야기하는 총량규제는 지나치다는 지적도 부담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총량제가 도입될 경우 신영증권을 비롯해 대형사들도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시장 죽이기인 만큼 총량제 도입은 무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일 현재 삼성증권의 ELS발행액은 7조9253억원으로 가장 크다. 이어 한국투자증권(6조4479억원), 케이비증권(6조4178억원), 미래에셋대우(5조8621)억원, 신한금융투자(4조9738억원) 순이다. 자기자본을 대부분 넘는 규모다. 중소형사도 타격은 불 보듯 하다. 특히 신영증권의 경우 ELS발행액이 2조5892억원으로 1조2000억원 수준인 자기자본의 두 배가 넘는다.

증권업계는 총량 규제 대신 자체 헤지 비중을 줄이고 외화자산 보유량을 늘리는 등 자체 규제안을 마련해 당국에 건의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총령제 도입은 자본시장의 육성을 국정 아젠다로 삼고 있는 현 정부의 기조를 크게 역행하는 것”이라며 “자체 해지비중을 줄이는 등의 자율규제안 도입으로 기우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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