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뉴딜은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위기 타개를 위해 최근 국정과제로 제시한 한국판 뉴딜의 일환이다. 현재 화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저탄소경제를 활성화해 신규 투자와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정책이다. 이에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업계는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의 수혜를 받을 것이란 기대다.
문제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가 최근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에 따른 재생에너지 정산방식 변경 계획’을 추진, 그린 뉴딜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는 점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간발전협회·신재생에너지협회·한국풍력산업협회 등은 최근 산업부에 건의문을 전달, RPS 재생에너지 정산방식 변경에 반대를 분명히 표했다.
그런데 산업부는 그간 RPS 제도 하에서 운용해온 재생에너지 거래가격 기준을 변경하려 한다. 그동안 RPS 제도 하에서 한전 등 발전기업들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이 생산한 전기를 전력도매가격(SMP)과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더한 고정가격에 매입했다. SMP가 변동하더라도 고정가격에 맞춰 REC를 정했기에 사업자들은 투자 예측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산업부는 앞으로는 REC만 고정가격으로 하고, SMP는 매번 변동되는 시장가격으로 정산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게다가 기존엔 가격 체결시점을 정산기준으로 삼았지만, 제도가 변경되면 상업운전을 시작하는 시점이 SMP의 기준이 된다. 투자결정부터 상업운전까지 최소 약 2년의 시차가 발생하는데 사업자들은 예측불허 상태에서 투자를 해야 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수익성이 나빠지고 외부 자금조달도 어려워지게 된다.
태양광발전 사업체 관계자는 “신재생사업의 경우 수십억원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 정산가격이 변동되면 대규모 자금 조달이 불가능하다. 또한 짧게는 2년, 길게는 10년 이후 상업운전 시점을 계약을 체결할 때 어떻게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냐”고 반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2034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설비 비중을 40%로 확대하겠다고 하고, 그린 뉴딜도 추진한다지만 RPS 제도가 시장가격대로 변동되면 신규 투자에 나설 업체는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재생에너지업계는 산업부의 제도 변경 방침이 결국 한국전력 등 발전 공기업의 손실을 메우려는 복안이라는 분석이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아, 발전량이 증가하면 한전의 비용도 동반 상승한다. 한전이 지난해 REC 구입에 지출한 비용은 약 1조8000억원이다.
문제는 국내 SMP를 결정하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국제유가와 함께 급락, SMP도 장기적으로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RPS 제도하에 정산가격이 SMP와 연동되면 한전의 적자 폭도 줄어들 수 있다.
실제 올 1분기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유가가 18년 만에 최저치인 배럴당 20달러선까지 떨어져, 유가에 연동되는 SMP 하락을 견인했다. 실제 1분기 SMP는 kWh당 83.29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4.3% 하락했다.
업계의 계속된 반발 여론에 산업부도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지난달 22일 RPS 제도 개선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하려던 전력거래소의 기후신재생 비용실무협의회는 일단 보류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그린 뉴딜을 추진하려는 정부 정책에 맞춰 관련 제도가 퇴행해서는 안된다”면서 “산업부가 앞장서서 전력 공기업들의 수익 보전을 위해 산업생태계 전반을 뒤흔들면 안된다”고 꼬집었다. 산업부는 업계 반발에 대해 “RPS 정산방식 변경과 관련 현재로선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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