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페이스북 일부 직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에 대한 저커버그의 무대응에 항의하기 위해 가상 파업에 돌입했다. 현재 미국 페이스북 직원 대부분은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가상 파업에 참여한 사라 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위험한 동맹하면서 위험에 맞서야 한다. 뒤로 물러서서는 안 된다. 우리는 오늘 흑인 공동체와 연대해 가상의 파업에 참여할 것이다"라고 적었다.
주말 사이 페이스북 임직원들은 트위터로 저커버그 CEO의 무대응 결정을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라이언 프레이타스 페이스북 뉴스피드 디자인 디렉터는 트위터를 통해 "마크는 틀렸다. 나는 그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 가능한 한 가장 큰 목소리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페이스북 측은 직원들의 불만을 이해한다는 입장이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CNN비즈니스에 "우리는 현재 많은 우리 직원들, 특히 흑인 공동체가 현재 느끼는 고통을 잘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직원들이 리더십에 동의하지 않을 때 공개적으로 발언하도록 장려한다. 앞으로 콘텐츠를 둘러싸고 추가적으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이들의 진실한 피드백을 계속 경청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내부 불화는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한 트위터 측의 유례없는 제재에 뒤따라 불거졌다. 지난주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 투표가 선거 조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트윗을 올리자 "팩트체크가 필요하다"는 경고 딱지를 붙였다.
또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인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에서 비롯한 시위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이 시작된다"는 트윗을 올리자 트위터는 "폭력을 미화해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보기'를 클릭한 뒤에야 원문을 볼 수 있도록 조처를 했다.
반면 같은 메시지가 페이스북에도 올라왔지만 페이스북은 대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저커버그는 지난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통령 게시글을 그냥 놔두는 것에 많은 사람이 불쾌해 한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즉각적인 위험을 유발하지 않는 한 최대한 많은 표현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며 무대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여기에 저커버그가 29일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페이스북 내부 원성의 목소리는 더 높아졌다. 백악관과 저커버그 측은 모두 "생산적인 대화였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내용을 알리지 않았다.
하버드대학 로스쿨의 에이블린 도크 연구원은 AFP에 트럼프 대통령과 저커버그의 통화는 페이스북이 '중립적인 중재자'라는 인식을 파괴했다면서, 페이스북의 콘텐츠감독위원회가 부적절한 콘텐츠에 제재를 가할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콘텐츠를 관리하고 판단하는 독립 이사회로 콘텐츠감독위원회를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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