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이태원‧부천물류센터‧교회 집단감염 등 인천은 5월 한 달에만 115명이 늘었고 6월 2일 현재 전체 확진자 수는 240명을 넘었다. 이 중 10%인 24명이 학생확진자다. 신규확진자는 부평구와 계양구 외에도 미추홀구‧남동구‧중구‧연수구‧서구 등 여러 구에 걸쳐있다.
인천 전 지역이 안전하지 않음을 지적한 전교조인천지부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 안타깝다. 교육부와 인천광역시교육청은 밀집도 최소화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학생‧교사‧학부모의 불안과 감염위험을 해소하기에는 불충분하다.
안전과 학습권 중 우선순위를 택하는 질문에 96%(1,841명)의 교사들이 ‘안전’을 꼽았다. ‘학교 내 감염 등을 통한 코로나19 재확산과 건강 위협’이 ‘원격수업 등으로 인한 학습격차와 입시 불이익’보다 더 큰 문제라고 본 것이다. 응답자의 85%(1,193명)가 ‘최소 1학기는 원격수업을 유지하고 입시일정과 전형 등 장기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답한 것과도 상응한다.
한편, 안전도 중요하지만 고3(중3)은 ‘입시 때문에 등교 개학이 어쩔 수 없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39%(755명)만 동의했다. 59%(1,131명)는 동의하지 않았고 “고3(중3) 포함해 등교개학을 함께 멈춰야 한다”고 답했다.
등교개학 방침을 유지하면서 확진자나 의심증상자가 발생하면 해당 지역 등교를 ‘찔끔 연기’하는 현재 방식의 어려움과 문제점에 대한 의견은 다음과 같았다.
△1위=언제 확진자가 발생할지 몰라 조마조마하고 불안하다 =76% (1,462 ) △2위=시시각각 쏟아지는 공문과 지침으로 학교 현장의 혼란과 피로도가 높아진다.=70% (1,347명) △3위=등교수업과 방역에 대한 지원보다 지침 하달과 책임 전가하는 교육당국에 화가 난다.=66%(1,260명) △4위=안정적인 계획을 세울 수 없고 급식 폐기 등 헛수고하는 일들이 많아 안타깝다.=60% (1,155명) △5위=등교로 인한 일일보고와 방역대책에 집중하느라 시간과 인력이 낭비되고 있다.=57%(1,100명) △6위=교사들의 노동강도가 과도하여 건강에 이상이 생길까 염려된다.=46% (882명)
△7위=원격수업을 보완을 위한 등교수업인데 준비할 여력과 여건이 안돼 안타깝다.=40% (769명) △8위=교육청 인력 역시도 등교개학 관련 대응으로 인력과 시간이 낭비되고 있다.=30% (565명)
‘지금처럼 등교수업을 유지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대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은 4%(71명)에 그친 반면 등교를 안정적으로 연기하자는 입장은 압도 다수인 95%(1,831명)였다.
이 가운데 62%(1,193명)는 ‘최소 1학기는 원격수업 유지하고 입시일정과 전형 등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치료제와 백신개발 시까지는 부족하더라도 원격수업을 주로하고 학급당 학생수 감축·인력 충원·입시완화 등 근본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응답한 교사도 23%(437명)나 됐다.
평가 관련 질문에 대해 98%(1,872명)의 교사가 ‘평가 면제와 평가항목 및 생기부 입력 최소화’ 등 평가부담 완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기존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교사는 2%(37명)에 불과했다. ‘최소 1학기 평가 면제’와 ‘평가항목 및 생기부 입력 최소화’ 답변이 각각 58%(1,120명)와 52%(987명)로 우세했고,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여 당분간 변별평가 면제’와 ‘경쟁 및 변별 요소 최소화(통합학위제를 통한 대학평준화 등)’ 같은 좀 더 급진적인 대안에도 각각 28%(527명)와 17%(332명)가 지지를 보냈다.
교육당국이 추가로 마련해야 할 대책에 대한 의견 지형은 다음과 같다. 다른 무엇보다도 입시와 평가 부담 완화 대책이 시급한 것을 알 수 있다.
△1위=입시일정 연기 및 입시경쟁 완화 대책=66%(1,262명) △2위=평가 부담 완화 대책=54%(1,027명) △3위=원격수업 프로그램 지원=39%(753명) △4위=보건인력확충 및 예산지원=38%(726명) △5위=기한 없는 등교 선택권 보장=30%(569명) △6위=등교 개시 전 코로나19 진단 검사 (전 교직원 및 학생) =26% (503명) △7위=등교 후 의심증상자의 선별진료소 우선 검사=19%(358명)
코로나19 시기 ‘긴급돌봄’ 대안 관련 의견에서는 ‘전일제 전담돌봄사 확충하여 취약계층과 사각지대 아동을 대상으로 한 학교 내 최소한의 긴급돌봄 제공’과 ‘학교·마을공부방·지역아동센터 등으로 아동을 분산하고 인력·물품·예산을 충분히 지원’에 응답한 비율이 각각 45%(871명)와 44%(845명)로 비슷했다.
학교가 초단시간 비정규직을 고용해 돌봄 공백이 교사들에게 떠넘겨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일제 전담돌봄사 확충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응답 결과는 감염병 시기에 아동을 학교로 집중시키는 것에 대한 우려도 엿볼 수 있는데 마을공부방과 지역아동센터로의 분산 외 ‘정부와 기업이 지원하는 기한 없는 유급가족돌봄휴가제’에 대해서도 39%(747명)가 대안으로 꼽았다. 기타의견은 2%(44명)였다.
등교 후 의심증상학생이 발생한 경우 합당한 조치로 ‘학부모 연락 후 귀가조치한다. 이후 선별진료소 방문은 가정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한다’는 의견이 59%(1,136명)로 우세했다. 선별진료소로 곧바로 보내는 현재 지침의 실효성에 문제의식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학교에서는 의심증상학생을 곧바로 선별진료소로 보내도 대기자가 많아 오히려 감염위험이 높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교육부와 교육청의 보완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으로서 전교조의 역할을 묻는 문항에는 ‘교육부와 교섭을 통한 등교수업 현장 어려움 해결’이 82%(1,568명)로 가장 높았다.
앞선 문항에 응답한 내용과 종합해보면 ‘등교 수업이 안전하지 않으므로 최소 1학기는 원격수업을 유지하고 평가부담 완화, 입시일정과 전형 등 장기대책을 마련하도록 교육부와 교섭하고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교사·학생·학부모 전국 온라인 설문조사 후 입장표명’과 ‘등교개학 반대 교사시국선언·대중집회 등 항의행동 조직’ 등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하는 의견에도 각각 43%(816명)와 17%(316명)가 응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등교 개학 2주가 지났다. 학생들은 이렇게 말한다. “학교에 나오니까 좋아요 그런데..무서워요.” 수업 중에는 질문도 대답도 못하고 가만히 각자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한다. 쉬는 시간에도 흡사 수능 시험장 같은 분위기다. 하루 종일 마스크를 써야 해서 두통과 매스꺼움을 호소하며 보건실을 찾는 학생과 교사가 늘었다고 한다. 점심시간이 되면 마스크를 쓰고 생활해온 보람도 없이 거리두기 자체가 어려운 현실이다.
등하굣길 대중교통은 또 어떤가. 오로지 성적과 평가를 위해 등교를 하는 것같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보건교사와 담임을 포함해 교직원들은 등교를 위한 방역인지 방역을 위한 등교인지 헷갈릴 정도의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이제 교육부와 교육청이 답해야 한다.
안전을 위협하는 등교 수업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는 학생‧교사‧학부모 등 구성원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전교조의 책임 있는 역할이 필요한 시기임을 무겁게 인식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전교조 본부와 17개 시도지부에도 본 설문조사 결과를 전하고 코로나19 시기 안전한 교육을 위한 대안을 함께 찾고 노력해나갈 것임을 밝힌다. 설문에 응답한 유·초·중·고·특수 학교 1900여 명의 선생님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우리의 요구 -
1. 안전이 우선이다, 1학기 원격수업 포함 등교 수업 전면 재논의하라!
1. 입시 일정 연기하고 평가면제‧생기부축소 등 평가 완화 대책 마련하라!
1. 보건‧방역‧돌봄 등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귀담아듣고 대책을 마련하라!
2020. 06. 02.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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