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카타르 LNG선 싹쓸이...‘세계 1위 조선해운國’ 눈앞(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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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0-06-02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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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타르 발주 23조원 규모 LNG선 100척 계약 따내

  • 중국 제친 '초격차 기술력'으로 러시아·모잠비크 추가 수주 기대

  • HMM,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1호·2호선 잇달아 '만선 출항'

국내 조선 3사가 23조원이 넘는 카타르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선 계약을 따내면서 세계 1위 조선·해운국 명예회복에 성큼 다가섰다. 하반기 러시아·모잠비크에서도 추가 수주가 예상된다.

앞서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을 인도한 HMM(옛 현대상선)을 필두로 해운업계가 ‘해운재건’에 박차를 가하는 점도 고무적이다. 조선·해운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부활의 뱃길’이 활짝 열렸다는 반응이다.
 

삼성중공이 건조한 LNG선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빅3사, 카타르 발주 LNG선 100척 수주...세계 1위 탈환 눈앞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석유사 QP(카타르 페트롤리엄)는 지난 1일 밤 10시(한국시간)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700억리얄(약 23조6000억원) 규모의 LNG선 관련 협약을 맺었다. 이번 발주는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가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과 북미 LNG 프로젝트 등에 충당할 LNG선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글로벌 조선업계에선 올해 최대 수주전으로 일찌감치 화제였다.

결국 국내 빅3사가 중국을 제치고 이번 계약을 따냈다. 이들 조선 3사는 오는 2027년까지 약 100척의 LNG선을 건조해 QP측에 공급하게 된다. 이는 LNG선 관련 프로젝트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다.

실제로 이번 건은 중국이 카타르서 따낸 기존 계약을 압도하는 대규모 건이다. 중국 후동중화조선은 지난달 110억 리얄(약 3조7000억원), 16척의 건조 계약을 카타르와 맺었다. 이로써 올해 들어 중국에게 빼앗긴 조선 수주 1위 자리를 한국이 곧 탈환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선박금융 내세운 중국 제친 수주 비결은 ‘초격차 기술력’

국내 조선 3사가 23조원의 수주 잭팟을 터트린 것은 ‘초격차’ 기술력이 기반이 됐다. LNG선 건조는 1980년대까지는 일본이 선도했지만 한국 조선사들이 차별화된 기술력을 선보이면서 격차를 좁혔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이 LNG 화물창인 ‘멤브레인’ 타입을 개발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선주들은 일본이 보유한 ‘모스’ 화물창보다 적재 용량이 40% 더 큰 멤브레인을 선호했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이 1990년대 후반부터 세계 조선시장을 지배했다.

2000년대 들어 중국이 선박금융을 앞세워 수주 공세를 펼쳤지만, 카타르는 이번에 대규모 발주를 하는 만큼 완벽을 기하는 한국 조선 3사의 ‘안전성과 기술력’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국내 빅3 조선사는 LNG 관련 선박의 핵심 기술인 화물창, 연료공급시스템, 재액화설비, 차세대 스마트십 시스템 부문에서 압도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카타르 이어 러시아·모잠비크 잇딴 수주 기대감 고조

국내 조선 3사는 이같은 압도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카타르에 이어 러시아와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에서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아틱LNG2 프로젝트와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를 통해 각각 25척(1차 15척/2차 10척), 17척의 LNG선 수주가 기대된다. 러시아의 경우 1차 발주 물량 5척은 이미 삼성중공업이 계약을 따내 건조 중이다. 이에 1차 잔여 10척도 삼성이 따낼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다만 2차 10척의 경우 중국 후둥중화조선 5척, 대우조선해양 5척을 수주할 것이란 게 외신의 전망이다. 하반기 최대 17척 발주가 예고된 모잠비크에서도 국내 조선 3사가 대부분을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카타르 LNG선의 대형 수주로 하반기 러시아, 모잠비크 수주 가능성도 높아진 게 사실”이라고 귀뜸했다.
 

세계 최대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2호선 'HMM 오슬로호'가 지난달 28일 만선 출항하고 있다.[사진=HMM 제공]


◆해운업계도 세계 최대 컨테이선 인도로 ‘만선’ 항해

조선업계의 수주 낭보에 앞서 해운업계도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인도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조선해운 산업 도약의 기반을 마련한 상태다.

HMM(현대상선의 새 이름)은 지난달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를 만선 출항한 데 이어 지난달 28일 2호선인 오슬로호도 컨테이너를 가득 채운 만선으로 유럽으로 출항했다.

HMM에 따르면 2만4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 2호선인 HMM 오슬로호는 지난 28일 최대 선적량(1만9300TEU)을 넘는 1만9504TEU를 싣고 싱가포르에서 유럽으로 향했다.

이미 세계 최대 컨테이너 1호선인 HMM 알헤시라스호는 출항과 동시에 세계 최대 선적량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달 8일 총 1만9621TEU를 싣고 만선 출항해, 종전 최다 선적량 기록인 MSC사의 2만3756TEU급 ‘귈순(Gulsun)호(1만9574TEU)’의 기록을 깼다.

HMM은 2018년 정부의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국내 빅3 조선사와 3조15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선박 20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 앞으로도 18척의 출항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빅3 조선사가 카타르에서 역대급 수주를 따낸 것을 시작으로 HMM의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출항, SM상선의 미국 항로 개척 등 해운사들도 힘을 보태면서 세계 1위 조선해운 강국 명예회복이 멀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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