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법과 질서의 대통령'으로 지칭하면서 군대 투입까지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이에 대해 민주당과 반대파는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반대 전략을 취하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은 항상 트럼프 대통령을 앞지르고 있다. 인기 상승에 힘입어 바이든 캠프로 모이는 지원금도 급증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른바 플로이드 사태로 11월 대선의 방향이 상당히 달라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친 황제' 트럼프···공화당 내부도 비판 목소리 ↑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시위가 시작된 이래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시위대의 배후세력이 극좌파라고 비난한 것은 물론 폭력 시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국내외에서는 비판이 거세졌다. 게다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 뒤 교회 방문을 위해 시위대를 강제해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에 대한 반발은 더욱 심화했다.
이에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로부터 비난이 쏟아졌다. 민주당 상원 의원들은 대통령의 행동을 비난하는 결의안까지 준비 중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칼럼니스트인 리처드 울페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친 황제' 수준이 돼버렸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강경으로 일관하는 이유는 지지파들을 모으기 위해서라는 설명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악의 불안이 넘치고 있는 상황에도 트럼프는 국가 통합을 바라는 수많은 목소리를 무시하고 지난 2016년 대선 자신을 승리로 이끌었던 전략을 다시 내세우고 있다"고 2일(이하 현지시간) 지적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전략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통신은 2일 전했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64%가 “지금 당장 시위를 하는 사람들에게 동조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동조하고 있지 않다고 답한 이들은 27%에 불과했다. 9%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로이터는 "이번 여론 조사는 미군 배치를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대응이 정치적 위기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여론 조사에서 미국인 중 55% 이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 대응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40%는 "강하게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지지 입장을 밝힌 응답자는 전체 3분의 1에 불과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 39%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바이든 선명한 차별화···지원모금액도 급증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2일 필라델피아 시청에서 대선 운동 재개에 나선 바이든 전 부통령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마지막 남긴 말인 "숨을 쉴 수 없다"로 연설을 시작했다.
20여분 간 이어진 연설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미국의 인종차별과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 의지를 밝혔다. 이어 인종차별을 막기 위해서는 입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바이든 후보는 자신은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우선 듣는 일에 집중하겠다며 포용의 리더십을 내세우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코로나19가 확산했던 지난 3월 10일 클리블랜드의 대중집회를 취소한 이후 델라웨어주(州) 자택에 머물렀다.
CNN 방송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다음 주 휴스턴에서 열릴 플로이드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