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언의 베트남 통(通)]​코로나 기부금 쏟아진 베트남 VFF는 어떤 단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0-06-05 09: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베트남 공산당 핵심전위조직...사회·문화 각 부분 큰 영향

  • 5개 주요단체로 구성...1941년 국부 호치민이 직접 창립

  • 베트남 현지기업, 韓 진출기업 모두 VFF 통해 CSR 활동

베트남 조국전선(VFF) 로고[사진=베트남 조국전선 제공]


베트남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COVID-19)에 대한 성공적인 방역국가로 평가받으면서 베트남조국전선(VFF)의 역할이 재차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VFF는 공식적인 정부기관은 아니지만 베트남 공산당 최대 전위조직으로 이번 코로나 대응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VFF는 베트남 내 정치·사회조직으로 5개의 핵심 사회·정치단체(노동조합총연맹, 호치민공산주의청년단, 여성연합협회, 농부협회, 재향군인협회)가 연합된 네트워크다. 우리로 치자면 농협과 재향군인회 거기에 각 산별노조와 각종 여성단체들이 총집결된 거대한 조직인 셈이다.

최근 공산당기관지인 냔 단(Nhan Dan) 등 현지 언론들은 코로나 여파에 VFF가 전국민적 헌혈운동, 위생습관 개선 캠페인, 전국적인 코로나 성금 운동 등을 진행하면서 정부의 코로나 극복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실제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포함해 현지 주요 기업들의 기부금도 VFF로 집중됐다. 이 기간동안 삼성전자베트남(약 5억원), 베트남신한은행(2억 5000만원), K마켓(약 2억원) 등 주요 한국 기업들의 기부행렬도 VFF로 이어졌다.

한 관계자는 “이번 기업들의 베트남 코로나 성금의 90% 이상은 VFF에 집중된 것으로 안다”며 “이는 베트남 특성상 공산당과의 관계를 고려하고 VFF가 베트남 내에서 기부금을 중앙위원회를 통해 각지로 가장 투명하게 집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조국전선위원회(VFF)의 전신은 소위 베트민(Việt Minh)으로 불리는 베트남독립연맹(Việt Nam Độc lập đồng minh Hội)이다. 베트남의 국부 호찌민(胡志明) 주석은 1941년 5월 19일 독립 쟁취하고 당시 2차대전 연합군(소련,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의 지지를 모으기 위해 독립연맹을 창립했다.

이후 독립연맹은 프랑스와 본격적인 전쟁 시기인 50년대에 베트남국민연맹과 베트남국민전선으로 이름이 변경된다. 이때 위원장이 바로 베트남 통일 후 첫 국가주석이자 호찌민에 이어 독립영웅으로 추앙받는 톤득탕(Tôn Đức Thắng)이다.

1960년대 들어서는 분열된 남북 베트남의 조국통일을 준비하고 미국 제국주의에 대항하기 위한 명분으로 남부지역으로 권역을 넓혀나간다. 또 이 당시 별도로 조직된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Mặt trận Dân tộc Giải phóng miền nam Việt Nam)과 남베트남의 각 계층별 엘리트를 집결한 베트남민주평화국가동맹(Liên minh các Lực lượng Dân tộc, Dân chủ và Hòa bình Việt Nam)이 설립된다.

오늘날 VFF는 베트남조국전선, 베트남해방전선, 베트남민주평화국가동맹의 3개 조직을 하나로 통합해 탄생한 것이다. 이 3개 조직의 지도자들은 베트남 통일 후 1977년 1월 호치민시에서 열린 회의에서 베트남조국전선이라는 단일 정치·사회 조직을 만드는데 합의한다.

VFF는 현재 5개 핵심 직능단체뿐만 수백 개의 관련 단체를 포함해 중앙, 성-도시, 현-구, 면-읍 등 4개 등급으로 전국적인 촘촘한 조직망을 갖추고 있다. 또한 베트남 내의 국회법안 상정, 의원후보자 지명, 국가기관 감사 등 광범위한 권한 행사를 한다.
 

쩐따인먼 베트남조국전선(VFF) 위원장[사진=베트남통신사(TTXVN)]


VFF 중앙위원회 위원장은 통상 정부 핵심지도자인 정치국원 중 선출되며, 산하의 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국무위원으로 정부 국무회의에 참석한다. 현 VFF 위원장은 쩐따인먼(Tran Thanh Man) 전 VFF 부위원장이며, 전 VFF 위원장은 현 호찌민시 당서기인 응우옌티옌년 (Nguyen Thien Nhan)이다.

베트남 경제정책연구원(VEPR)이 지난 2014년 발표한 '베트남의 공공기관에 대한 경제비용 추정' 연구에 따르면 VFF의 1년 예산은 45조6000억동(약 2조4000억원)에서 68조1000억동 사이로 추정되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VFF 예산의 절반가량은 전위조직 중에서도 핵심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하노이와 호찌민 공산주의청년단에 돌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응우옌칵장(Nguyen Khac Giang) VEPR 연구원은 “VFF는 2014년에 일반회비(약 10조7040억동), 사회정책은행 신탁수수료 수입(약 2조661억동), 원조협력비용(약 7126억동)을 거둬들였다”며 “기타 비용을 포함할 경우 VFF의 한해 집행비용은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1~1.7%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VFF 중앙위원회는 올해 호찌민 주석의 탄생 130주년을 맞아 하노이 호안끼엠구에 위치한 VFF 본부에 베트남 조국 전선 박물관을 개관했다고 밝혔다. VFF에 따르면 이번 박물관 개관과 함께 전시된 유물과 자료집, 사진들은 사실상 베트남의 독립역사와 베트남 공산당의 근현대사와 궤를 같이한다.

VFF는 베트남 공산당의 핵심 정치세력이자 관변단체로 베트남 56개 모든 민족, 계층, 종교에 이어 외국에 거주하는 모든 베트남 동포을 포함하는 베트남 대중조직을 표방하고 있다. 또 각 지역 공산주의 청년단을 통해 미래의 자원을 길러내며, 매년 전국적인 대의원대회를 통해 세력을 규합한다.

쩐따인 먼 VFF 위원장은 “이번 박물관 개관을 통해 다시한번 VFF가 베트남의 정치사회연합체로 역량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며 “앞으로도 정부의 코로나 방역에 지폭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나아가 각계, 각층의 권리와 민의를 수렴하는 사회 비판적인 기능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베트남 국회에서 베트남조국전선 대의원 대회가 열렸다.[사진=베트남 조국전선 제공]

지난해 7월 베트남 국회에서 베트남조국전선 대의원 대회가 열린 가운데 대의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베트남조국전선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