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보안법' 놓고 중국·영국 관계 악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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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6-0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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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외무장관 '홍콩 보안법 반대 서한'에…중국 대사관 반발

  • 英총리, "이민법 개정시 홍콩인 285만명 시민권 부여 가능"

중국과 영국간 관계가 차츰 틀어지는 모습이다. 영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을 놓고 중국을 비난하자,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3일 중국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주 영국 중국 대사관은 전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영국의 홍콩 문제 관여는 내정간섭이라는 대사관의 기자회견 내용을 게재했다.

앞서 1일(현지시간) 윌리엄 헤이그와 데이비드 밀리밴드 등 7명의 영국 전직 외무장관들이 영국 정부 차원에서 홍콩 문제에 대한 행동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게 보낸 것에 대해 경고한 셈이다.

앞서 이들은 서한에서 “영국은 홍콩인들에 대한 도덕적이고 법적인 책무를 지니고 있다”며 “1984년 중국과 영국이 체결한 홍콩반환협정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영국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영국 대사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 “1997년 반환 이후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이 됐다”며 “영국 정치인들은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점을 인지하고, 중국 내부에 대한 간섭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 대사관의 이 같은 반발에도 영국은 홍콩 보안법 반대 목소리를 더 높였다. 존슨 총리는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기고문을 통해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일국양제’는 홍콩기본법의 소중한 기본 정신이었다”면서 “당시 영국과 중국 양국은 공동선언을 통해 이를 지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강행한다면, 영국과의 공동성명에서 밝힌 의무와 직접적 충돌하는 것”이라며 “영국은 홍콩 시민들과의 역사적 유대와 우정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존슨 총리는 이날 영국 이민법 개정 의사도 밝혔다. 홍콩인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존슨 총리는 "이민법을 개정하면 영국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고 영국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당초 영국이 중국에 홍콩을 반환하기 이전엔 약 300만명의 홍콩 주민이 영국에서 거주할 권리까지 보장받는 영국부속영토시민(BDTC)용 여권을 소지했었다. 그러나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이 여권은 비자없이 영국을 방문할 수는 있지만 거주나 노동의 권리는 박탈된 BNO 여권으로 대체됐었다.

현재 홍콩에는 약 35만명이 BNO여권을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영국이 이민법을 개정하면 250만명이 추가로 이를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실제 이날 톈페이룽(田飛龍) 중국 항공우주대학 교수는 관영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홍콩 문제에 대한 영국의 초첨은 영국 시민과 기업의 이익에만 맞춰져 있다”며 “미국은 중국을 공격하기 위해 홍콩 문제를 이용했으며, 영국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홍콩 민주화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이 1일 국가보안법 제정을 규탄하는 집회 도중 영국해외시민(BNO) 여권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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