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공인회계사회 회장을 뽑는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5명의 후보자들도 본격적인 표심 몰이에 나섰다. 유사한 공약들도 많았지만 세부적 내용에선 차별점이 나타났다.
정계 출신인 채이배 전 국회의원은 공공 영역에 대한 회계사들의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 학계를 거친 황인태 중앙대 교수는 협회 내 자체 싱크탱크 설립을 공약에 포함시켰다. 업계 출신인 김영식 삼일회계법인 대표의 경우 다양한 인맥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업계 상생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3일 한국공인회계사회는 45대 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5인의 정견과 공약을 담은 발표 영상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기호 1번 채이버 전 국회의원은 의정활동 경험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회계사 출신 국회의원으로 4년동안 낡은 자유수임제를 폐기하고 주기적 지정제를 법제화했다"며 "신 외감법을 발의하고 여야 의원들과 금융당국, 재계를 설득해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정부 위원회 참여, 지방 의회 예산 심사 등 공공 영역에 회계사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기호 2번 정민근 안진 회계법인 부회장은 과도한 규제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회계업계가 과잉통제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규제를 해소해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외부감사인에 대한 법적 책임 완화, 상장법인 감사인 등록요건 완화 등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기호 3번 최종만 신한회계법인 대표는 업계 상생과 한공회 선출부회장으로서 얻은 경험을 강조했다. 그는 "독립성 강화와 보수 현실화라는 업계 희망이 이뤄졌으나 소외되거나 불이익을 받은 회원들도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 후보는 "독자 투자가 어려운 분야, 비효율적 공공부문에 대한 연구를 협회에서 주도하고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기호 4번 김영식 삼일회계법인 대표는 오랜 경험에 기초한 인적 네트워크와 실행력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기업 부담과 맞물려 회계 개혁이 도전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회장이 되면 먼저 상장회사협의회, 중견기업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가 기업과 회계사가 상생 발전하는 대타협을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후보들의 공약을 보며 많은 분들이 비슷하다고 느낀다고 하는데, 업계가 당면한 과제나 발전 방향에 대해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문제를 지적하는 것과 해결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학계 출신인 기호 5번 황인태 중앙대학교 교수는 공인회계사회 산하에 회계연구원을 설립한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변호사와 세무사의 경우 법제연구원이나 한국조세연구소 등 연구 기관이 존재하지만 회계사들은 독자적 연구기관이 없어 제도 발전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황 후보는 "현안에 대한 사례 수집기능이 약하고 대처가 늦어 타당한 정책 대안을 적시에 제안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독자적 싱크탱크로서 회계연구원을 설립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협회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자료와 소송 사례를 정리하는 위원회를 만들어 법인들의 소송 초기 대응을 돕겠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