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소녀상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에서 젊은 여성 두 명이 최근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증언을 읽어내려가고 있다.
잇따른 의혹과 정치적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의연은 이날도 12시에 어김없이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제1442차 수요집회를 열었다. 극우 성향의 보수단체가 정의연을 규탄하는 방해 집회를 열어 소음을 일으켰지만 집회 자체를 막지는 못했다.
위안부 할머니의 증언을 읽는 여성들 뒤로 60~70명은 족히 돼 보이는 사람들이 '정의연을 지지합니다', '할머니들에게 명예와 인권을', '할머니들과 함께 걸어온 이 길을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를 이어갔다.
이날 수요집회에 참가한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일부 언론의 왜곡된 보도와 이용수 할머니 외 다른 위안부 피해자들을 비난하는 행위를 멈춰달라'고 당부했으며, '전 세계에 인권과 평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운동의 가치를 훼손하지 말아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소녀상 좌측에서는 보수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이 '윤미향 당선자 즉각 사퇴'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정의연의 전 이사장인 윤미향 의원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으며, 우측으로는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가 정의연 해체와 윤미향 의원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소녀상 맞은편 인도에서 큰 음량의 노래를 틀어 수요집회를 방해하기도 했다.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보수단체 자유연대는 최근 서울 종로경찰서에 이달 24일과 내달 1일 '평화의 소녀상' 앞 집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정의연은 자유연대 다음으로 이 장소 집회신고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평화의 소녀상' 앞을 자유연대가 선점하게 되면서 정의연은 매주 수요집회를 해오던 곳을 빼앗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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