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5월 기준 20조2271억원으로 전년 연간 평균치인 9조3017억원보다 2배 넘게 늘었다. 국내 증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4월(20조7833억원)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뒤 두달 연속 20조원을 웃돈다.
거래대금뿐 아니라 주식시장 대기성 자금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2일 기준 현재 43조5372억원으로 전년 말(27조2284억원) 대비 60%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3월 24일 처음 40조원을 넘어선 뒤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4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주요국 재정확대가 시장에 막대한 자금을 풀어주었다. 미국은 무제한 양적완화에 이어 3월부터 4차례에 걸쳐 3조 달러(약 3727조원)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지난 4월에는 2500억 달러(약 380조원)가 개인과 가족에 대한 현금 지급에 할당됐다.
미국 CNBC 방송은 데이터 처리 회사인 인베스트넷 요들리를 인용해 "거의 모든 소득 계층에서 현금 지급액 용도 중 상위권에 주식 거래가 포진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연소득 3만5000~7만5000달러(약 4300~9300만원)의 미국인이 현금을 받은 뒤 한 주간의 주식 거래가 그 전주보다 90% 이상 늘었다는 거다.
우리나라도 지난 3월과 4월 1·2차에 이어 이달 초 3차 추경을 발표했다. 한 해에만 추경이 3차례 이뤄진 것은 48년 만으로 규모도 역대급에 해당한다. 전체 추경 액수는 59조2000억원에 달했다.
이렇게 풀린 돈이 주가지수를 끌어올리면서 국내외 증권사 가릴 것 없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지금 시장 상황을 과열로 보는 건 오류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JP모건은 현지시간 1일 마켓워치에서 "투자자 주식 비중은 여전히 낮다"며 "주가가 오를 여지가 있다"고 했다. 주요국 주가지수가 3월 말에 비해 수직상승했지만, 추가적인 주식 매수 여력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JP모건은 "전 세계적으로 은행권을 뺀 투자자가 자금 가운데 40%를 투자했을 것"이라며 "이 비율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평균 수준을 크게 밑돈다"고 했다. 반면 현금 또는 채권 비중은 불어나 저마다 약 38%와 22%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국내 증권사에서도 주식을 더 사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리딩투자증권은 이날 '아직 하차할 때가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보고서를 냈다. 이동호 연구원은 "잉여 유동성 대비 코스피 시총 비율은 80.8%로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채권과 부동산의 상대적 투자 메리트도 낮다"고 했다.
그는 "역대급 유동성과 초저금리, 고강도 부양 정책 같은 주식시장 상승 동력을 약화시킬 신호는 물가하락 이슈 본격화이고 '브이(V자)형' 경제 회복이 아닌 물가상승 이슈인데 이 논쟁이 등장하긴 이르다"고 진단했다.
과거 유동성 장세가 나타났던 세계 금융위기 무렵을 봐도 알 수 있다. 2008년 10월 한때 1000선을 밑돌았던 코스피는 그해 말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에서 실시한 1차 양적완화에 힘입어 이듬해 말 1680선을 넘어섰다. 2010년 11월에는 연준이 2차 양적완화를 단행하면서 코스피는 그해 12월 중순 2000선을 되찾았다.
외환시장 여건도 주식시장에 우호적이다. 달러가 추세적으로 약세로 돌아서면서 외국인 자금유입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회복 기대로 시장에서 위험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달러에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여건도 주식시장에 우호적이다. 달러가 추세적으로 약세로 돌아서면서 외국인 자금유입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회복 기대로 시장에서 위험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달러에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다만, 주가지수 반락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기는 어렵다. 올해 1분기에만 코스피 상장사 3곳 가운데 1곳가량이 적자를 낸 걸로 집계됐다. 주요 상장법인 592곳이 1~3월 거둔 순이익은 11조33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 가까이 감소했다. 적자 전환·지속 기업도 181곳으로 , 조사 대상 가운데 약 31%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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