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시장의 무게 축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또 올해 초부터 빠르게 확산하기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비자들의 온라인 구매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업체들은 온라인 시장의 핵심이 '속도'에 있다고 보고, 저마다의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접목한 배송 서비스에 사활을 거는 추세다. 업계 역시 향후 소비자 편의를 높인 배송 서비스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일 한 유통 대기업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언택트(Untact·비대면) 소비 패턴이 빠르게 정착하면서, 배송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체들 역시 이 경쟁에서 승리해야 앞으로 오랜 기간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있다"며 "빠른 배송을 넘어 보다 수요층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배송 콘텐츠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의 배송 강화 움직임은 사실상 거스를 수 없는 유통 시장 흐름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통 업계의 핵심 키워드는 그간 입지, 품질, 가격을 거쳐 현재 배송 순으로 변화해왔다는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유통 업체들 간 배송 경쟁은 좋든, 싫든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봐야 한다"며 "현재 유통 시장은 대변혁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를 외면하는 업체는 자연스레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뛰어난 입지의 매장이 강세를 보였고, 이후 제품의 품질을 강조한 대형 마트 등이 소비자들을 불러 모았다. 다음 이커머스 초창기 시대에는 무조건 싼값의 제품이 호응을 얻었다. 이처럼 변혁기를 잘 캐치하는 업체들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현재는 명실상부 이커머스 시대이며, 업체 간 제품의 수준도 모두 높아진 상태다. 결국 빠르고 안정적인 배송 시스템을 갖췄는지 여부가 업체 간 우위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이 같은 배송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속도 경쟁은 기본이고 배송의 질, 다양한 콘텐츠 접목 여부가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서용구 교수는 "유통 업계는 앞으로 최소 5년 정도는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워(Last Mile Delivery War)'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배송도 배송이지만, 고객에게 상품을 마지막까지 전달하는 과정까지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예컨대 업체가 배송 기능에 수요층의 편의성 및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4차 산업 요소를 도입한다면, 소비자들에게 더욱 호응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도 "업체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시기, 상황, 취향 등을 반영한 서비스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또 업체와 소비자 간 소통 기능도 보다 강화해 배송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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