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올 9월까지 총 20억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는 8월 임상시험이 끝나자마자 바로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라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인 'AZD1222'의 임상시험을 올 8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라며 "임상이 종료한 후 9월까지 총 20억명 투약 분량의 백신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CNBC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는 대로 각국에 백신을 공급할 수 있도록 먼저 생산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지적하면서 "임상시험 검증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백신을 생산하는 일은 제약업계에서도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소리오 CEO는 "이번처럼 전염병 유행이 사람들과 경제 등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선 백신의 효능 유무를 알아내는 데 시간을 빼앗길 겨를이 없다"면서 "지금까진 임상시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우린 모두 백신에 효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반박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정부의 백신 개발 지원 정책에 따라 옥스퍼드대학교 제너 연구소가 개발 중인 백신 후보물질 AZD1222의 생산·공급 업무를 일임받은 업체로, 임상시험에서 해당 물질의 치료 효능이 확인되면 올 9~10월부터 내년 초까지 미국과 영국에 4억명분의 백신을 공급할 예정이다.
현재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4월 21일부터 영국에서 약 1만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 2상과 3상을 병행하고 있으며, 추가로 4만여명의 자원자를 더 모을 계획이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미국 정부로부터 3억 달러(약 3650억원)가량의 백신 개발 초기 지원금을 수령하기도 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총 195억 달러(약 24조원)의 재원을 투입해 내년 1월까지 3억명의 백신 접종을 완료한다는 민·관·군 합동의 '초고속(Warp Speed) 작전'을 수립하고, △모더나 퓨리오틱스(4억8300만 달러) △존슨앤존슨(4억5600만 달러) △아스트라제네카(3억 달러) △사노피(3000만 달러) 등 4곳에 우선적으로 초기 개발연구비를 지원한 상태다.
아울러 아스트라제네카는 인도혈청연구소(SII)와도 백신 생산에 관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계약은 중·저소득 국가들에 올 연말까지 4억명 분량의 백신을 우선 공급하고, 최종적으로 10억명분의 백신 공급을 목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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