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통신연락선 완전 차단"...초강수 띄운 北 "대남업무, 대적사업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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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0-06-09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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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중앙통신 "남한과 더 마주앉을 일 없어"

  •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가능성 높아져 우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연합뉴스]


북한은 9일 정오부터 청와대 핫라인을 포함해 남·북 간 모든 통신연락선을 완전히 차단·폐기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예고한 대응 조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들을 완전 차단해버리는 조치를 취함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2020년 6월 9일 낮 12시부터 북남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유지해 오던 북·남 당국 사이의 통신연락선, 북·남 군부 사이의 동서해통신연락선, 북남통신시험연락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와 청와대 사이의 직통통신연락선을 완전차단, 폐기하게 된다"고 밝혔다.

남·북 간 모든 연락수단을 차단, 당장 남·북관계를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8일 대남사업 부서들의 사업총화회의에서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죄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별 대적사업계획들을 심의하고 우선 먼저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들을 완전차단해버리는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앞서 김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발표한 담화에서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에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국 정부가 이를 막지 않을 경우 금강산 관광 폐지, 개성공업지구 완전 철거,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 남·북 군사합의 파기 등을 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다음 날인 5일 밤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대변인도 담화를 내고 김 제1부부장이 연락사무소의 '완전한 폐쇄' 등 조치를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북한은 전날인 8일 오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간 정례 통화에 무응답했으나, 같은 날 오후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남북연락사무소 운영과 관련한 북측의 의중을 알기 위해서는 이날 오전·오후 정례 통화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또 "남조선 당국과 더이상 마주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통신연락선 차단·폐기는) "남조선 것들과의 일체 접촉공간을 완전격폐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없애버리기로 결심한 첫 단계 행동"이라고 밝혀 추가 조치가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또 "다른 문제도 아닌 그 문제에서만은 용서나 기회란 있을 수 없다"며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해주어야 한다. 우리는 최고존엄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으며 목숨을 내대고 사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보도는 노동당 기관인 노동신문에도 게재돼 북한 전 주민들도 보게 됐다. 북한이 경고한 조치들이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특히 북한이 앞서 김 제1부부장이 지시했던 연락사무소 철폐를 포함, 모든 통신연락선을 끊겠다고 이날 천명함에 따라 추가로 9·19 남·북군사합의를 파기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018년 9월 19일 남북군사합의를 통해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상호 감시초소(GP) 시범 철수 △상호 적대행위 중지 △비무장지대(DMZ) 남북공동유해발굴 △한강하구 공동이용 군사적 보장 등을 약속했다.

이처럼 상호 간 적대행위 중지를 명기한 군사합의서 파기를 선언하면서 북한이 대남(對南) 군사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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