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김광현 창업진흥원장 “포스트코로나 온·오프 결합 ‘하이브리드 방식’ 창업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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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20-06-10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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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창업진흥원장은 9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창업지원에 비대면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창업 교육·행사를 온·오프라인이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코로나19 사태는 국내외 경제는 물론 개개인 일상에 급격한 변화를 강제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기업들은 불안요소를 떠안게 됐다. 불확실성은 이제 막 출발선에 선 창업 단계 기업에 더욱더 버거운 위협이 됐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인식한 곳도 적잖다. 특히 재택근무·영상회의 같은 ‘비대면’ 변화에 유연한 대처가 가능한 스타트업은 빠른 적응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중이다.

국내 창업지원 전담기관인 창업진흥원(창진원)을 이끄는 김광현 원장은 9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스타트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 가운데 위기를 기회로 생각한다는 창업자가 의외로 많아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비대면이다. 김 원장은 올해 하반기 정부가 비대면 창업기업 지원 정책을 펼칠 예정인 만큼 이에 발맞춰 준비를 끝마친다는 방침이다.

김 원장은 “창업지원에 비대면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창업 교육·행사를 온·오프라인이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개선하겠다”며 “이미 언제 어디서든 멘토링이 가능한 비대면 시스템인 ‘창업이음’을 개발해 하반기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바꾼 창업현장…‘생존모드’ 전환

김 원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창업계는 곤경에 처했다. 대기업도 힘겨워하는데 걸음마 단계 창업기업은 오죽하겠는가”라며 “오프라인 기반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이 매출 감소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놓고 투자자와 ‘밀당’(밀고 당기기)을 하던 지난해와 최근 분위기는 딴판이다”며 “투자 열기도 싸늘해졌다. 지금은 투자 상담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 같다”고 코로나19가 덮친 창업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생존 모드’로 전환하라고 권하고 있다”며 “창업기업 역시 대부분 ‘버티기 모드’로 전환한 것 같다. 장기 불황에 대처해 인력을 줄이거나 ‘실탄’(자금)을 아껴 쓰려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정부지원을 기대하는 창업기업이 이전보다 많이 늘었다고 한다. 김 원장은 “코로나19가 한창 확산하는 시점에 지원 대상 창업기업들을 모집했는데, 예비패키지든 초기패키지든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높아졌다. 탈락했을 때 ‘내가 왜 떨어졌느냐?’고 묻는 창업자도 예년보다 확실히 늘어났다”고 말했다.

다행인 점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포착한 창업자가 많다는 데 있다. 김 원장은 곤경에 처한 유망 창업기업을 적극적으로 돕는 동시에, 코로나19가 낳은 신산업에 과감히 도전한 창업자를 뒷받침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김 원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어떻게 끝나든 비즈니스에 큰 변화가 생길 거라고 본다. 이미 온라인 비즈니스 또는 비대면 비즈니스가 부상하고 있다”며 “영상회의·재택근무가 일상화됐고, 원격교육도 활성화되고 있다. 이 분야에 사업을 하는 창업기업에는 확실히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올해 하반기 비대면 창업기업들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칠 예정”이라고 소개하면서 “어려움에 빠진 유망 창업기업들을 돕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광현 창업진흥원장.[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온·오프라인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 전환”

창진원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변화된 산업계에 대응하고자 창업지원 방식을 비대면 중심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창업이음’(온라인멘토링시스템)이라는 멘토링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창업이음은 창업지원사업 선정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중소벤처기업부·창진원이 보유한 멘토와 언제 어디서든 화상으로 멘토링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화상회의, 공동 판서, 문서·영상 파일 보기·공유 등의 기능을 탑재해 오프라인 멘토링과 동일한 미팅 환경을 제공한다.

김 원장은 “올해 초 개발을 끝냈는데, 멘토링은 물론 원격회의 등 다양한 용도로 쓰고 있다. 정책설명회, 월례조회, 주간회의, 영상이사회, 정책자문회의 등에 이 시스템을 사용 중”이라며 “시범운영을 마치고 하반기부터 본격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창업 관련 지원사업 전반에 온·오프라인이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창업 관련 오프라인 행사를 열 수 없게 되자, 이를 축소하고 온라인 행사와 병행하겠다는 것이다. 창진원은 최근 열린 인천 스타트업파크 비전 선포식, 컴업 조직위원회 발대식, 재도전 창업자 투자설명회 등의 행사를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들 행사는 오프라인 행사를 축소하고 관계자들을 온라인으로 참석토록 한 뒤 행사 실황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했다.

김 원장은 “지난달 송도에서 열린 ‘인천 스타트업파크 비전 선포식’ 행사장에는 박영선 중기부 장관과 박남춘 인천시장 등 80여명만 참석했고, 실리콘밸리 등지의 한국인 창업자는 인터넷으로 참석했다”며 “행사장 앞뒤에 설치한 초대형 모니터에는 온라인 참가자들의 모습이 선명하게 띄워져 함께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 오는 11월 개최하는 ‘컴업 2020’도 이런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창진원이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에 이처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부터 ‘스마트 창업지원’을 기치로 걸고 창업지원의 디지털화·비대면화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예비창업자나 창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창업교육도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그는 “창진원을 통해 정부 지원을 받는 예비창업자나 창업자는 일정 시간 오프라인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분초를 다투는 창업자한테는 큰 부담이 된다”며 “창업교육을 온라인 위주로 바꾸면 원하는 시간에 집이나 사무실에서도 수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창업에서 위기는 늘 기회”

김 원장은 예비창업가에게 ‘위기는 곧 기회’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준비 없는 창업은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창업 관점에서 보면 위기는 늘 기회”라며 “판이 엎어지는 시점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생겨난다. 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 비대면 서비스 기업들이 주목받은 것도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보유한 기술과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끼가 있고 깡이 있고 꾀가 있는 젊은이라면 창업에 도전해볼 만하다”며 “자금이 부족하다면 정부 지원을 받는 것도 좋다. 정부 지원은 ‘실탄’을 아끼고 지분 희석을 막는 용도로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취업이 안 되니까 창업한다거나 정부 지원금을 타 먹으려고 창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창업해서 성공하려면 많은 난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투철한 사명감 없이 창업하는 것은 개인에게는 시간 낭비이고 국가로서는 예산낭비”라고 꼬집었다. 김 원장은 “준비 없는 창업도 말리고 싶다”며 “창업 후 좌충우돌 시행착오를 겪다 보면 실탄(자금)이 떨어져 망하기 십상이다. 유망 스타트업에서 경험을 쌓은 뒤 창업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아시아 실리콘밸리’ 도약할 때…창업지원 효율 극대화 주력

김 원장은 코로나19 국면을 거치면서 한국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재도약에 필요한 발판이 마련됨에 따라, 대한민국이 ‘테크 스타트업의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고 서울이 ‘아시아의 실리콘밸리’가 될 기회를 잡았다고 기대했다.

김 원장은 “지난해 국내 11호 유니콘이 탄생하며 한국은 국가별 유니콘 순위에서 6위에 올랐다”며 “또 창업 생태계와 벤처투자 생태계가 ‘제2 벤처붐’을 말할 정도로 활성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여기에 코로나19로 세계가 한국을 ‘다이내믹한 나라’에서 ‘안전한 나라, 깨끗한 나라, 하이테크에서도 앞서가는 나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대한민국이 ‘테크 스타트업의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고 서울이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창업을 통해 산업경쟁력과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시대적 소명을 절감하고 창업지원의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며 “창업지원과 관련한 낡은 규제를 혁신함으로써 창업자들한테 박수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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