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최근 중국 대형 IT기업인 넷이즈(網易·왕이)와 징둥(京東)은 홍콩증권거래소의 정식 상장을 알렸다. 각각 오는 11일과 18일 첫 거래를 시작한다.
특히 징둥은 올해 홍콩 증시에서 이뤄진 기업공개(IPO) 중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징둥은 홍콩증권거래소에서 최대 1억3300만주 신주를 발행해 234억 홍콩달러(약 3조6361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홍콩거래소 상장을 계획 중인 중국 본토 기업들은 다수다. 중국 최대 검색 포털 바이두(百度)와 온라인 여행사 시트립, 전자상거래업체 핀둬둬와 전기차 업체 니오 등이 다음타자 후보에 올라 있다.
또 이들의 홍콩행은 홍콩증권거래소의 제도 개혁 시기와도 맞물린다. 홍콩증권거래소는 지난 2018년부터 차등의결권 제도 도입과 함께 뉴욕이나 런던증시 상장 기업들의 2차 상장도 허용했다. 중국의 우수한 IT기업이 뉴욕증시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이들의 상장을 유도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 것이다.
실제 블룸버그에 따르면 징둥과 넷이즈는 정식 IPO 이후 상장 승인까지의 기간이 단 몇 주밖에 걸리지 않았다. 통상 수개월 걸렸던 것과 비교된다.
문제는 홍콩 시장엔 중국 본토 투자자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들의 비중도 크다는 점이다. 홍콩증권거래소의 중국 기업 상장 유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미국은 중국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킨 직후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 수순을 밟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만약 미국의 규제로 중국 대형 기업에 투자한 글로벌 자금이 빠져나간다면, 홍콩 자본 시장의 타격은 더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벤처캐피털 펀드 이온퍼시픽의 마이클 조셉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경고한 홍콩 특별대우 지위 박탈이 실제로 시행된다면, 홍콩 자본시장이 입을 타격이 매우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기업들의 홍콩 증시 상장이 계속된다면, 이들의 매력도 점점 떨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모든 기업이 지난해 2차 상장에 성공한 알리바바처럼 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11월 26일 홍콩거래소에 상장해 110억 달러 자금을 조달했다. 상장을 통해 재정능력을 대폭 확충했고, 현금 비축 규모도 경쟁사인 텐센트의 두 배로 늘렸다.
홍콩의 핀테크 업계 관계자인 조엘 추는 “만약 많은 중국 IT기업들이 홍콩에서 상장을 추진한다면, 이들 모두에 대한 수요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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