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신고제와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 '전월세 3종 세트'의 입법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임대인을 보호하려는 법안 때문에 자칫 전세가격이 폭등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과도한 부동산 규제가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 청구권 등이 시행되면 집주인들이 법 시행 이전에 임대료를 크게 올려 세입자들이 오히려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0년부터 임대차 계약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는 제도가 도입될 당시에도 전세금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서울 전세금 상승률은 제도 도입 직전 연도인 1989년에는 23.68%, 제도 도입 원년인 1990년에는 16.17%를 각각 기록했다.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 혹은 반전세로 전환하면서 전세 매물이 실종되는 '전세 대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앞으로 2~3년은 수도권 주택 공급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신고제가 도입되면 주택 시장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2021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1416~2만1939가구, 2022년에는 1만862~1만2516가구에 불과하다. 2019년 4만5024가구, 2020년 4만1000가구(예정)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기존 물량이 줄어드는 데다 1, 2년마다 나오던 전월세 물량이 4년 이상 주기로 나오게 되는 만큼 공급이 축소되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임대인에 대한 인센티브 없이 규제만 도입된다면 주택 임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게 된다.
서울 일부 지역의 경우 전세 계약금만 수억원에 이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집주인의 재산권 행사 제약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주택 임대차 제도가 크게 변하는 시기에는 전월세 가격이 매우 불안하게 움직였다"며 "임대인들을 위한 법안이라고는 하지만 인위적으로 가격을 규제하면 오히려 부동산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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