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가 가속화한 저유가 사태로 글로벌 에너지업계에 대규모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셰브런이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세계 최대 에너지기업인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도 전 세계 임직원의 15%를 줄이기로 했다.
8일(현지시각) BP는 공식 성명을 내고 전 세계 7만100여명의 임직원 중 1만명 가량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BP는 올해 말까지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속 연수가 높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1차 감원을 단행할 예정이다. 앞서 BP는 지난달 연봉이 높은 임원의 절반을 해고하고 임원 성과급도 전액 삭감했지만, 결국 추가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았다.
버나드 루니 BP 최고경영자(CEO)는 "국제유가가 회사가 수익을 내기 어려운 수준까지 떨어졌고, 회사는 수익보다 더 큰 비용을 쓰고 있다"며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BP의 순부채는 1분기에만 60억 달러 증가했으며, 작년 말 기준 BP의 부채는 450억 달러(55조5000억원)에 달한다.
BP는 지난 4월 올해 예산의 25%를 삭감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2021년 말까지 25억 달러(약 3조38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을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BP는 지구 온난화 규제 강화에 따라 화석 연료 생산을 축소하는 한편 청정 에너지로 사업 무게 중심을 옮길 예정이다.
BP의 이번 구조조정 방안은 전세계 석유 메이저 중에서도 최대 규모다. 앞서 미국 셰브런은 4만4679명의 직원의 15% 가량을 감원한다는 계획을 내놓았고, 네덜란드의 로열더치쉘도 지난 4월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등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에너지업계의 인력 수요 규모는 사상 최저치"라면서 업체들이 경영난으로 설비투자 예산을 대폭 삭감했기 때문에 향후에도 당분간 업계의 인력 수요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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