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가 등장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세훈 혈액종양내과 교수팀(박웅양 유전체연구소 소장‧심준호 연구원)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198명의 유전체를 분석해 ‘수정 TMB’가 면역항암제 바이오마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10일 밝혔다.
바이오마커는 단백질이나 DNA(유전자 정보) 등 대사물질을 이용해 신체의 변화를 알 수 있는 생체표지자로, 현재는 PD-L1이란 암세포의 특정 단백질 발현율을 이용해 면역항암제가 어떤 환자에게 적합한지 가려내고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이 면역항암제 바이오마커로 널리 쓰이지 못한 것은 일부 환자에게서 효과를 보이는 반면, 그렇지 않은 환자도 많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암세포가 면역원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직적합성항원(HLA) 대립유전자의 이형상실(LOH)을 일으킨다는 점에 주목했다. 조직적합성항원 대립유전자 이형상실이 발생하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는 데 방해를 받는다.
연구팀은 TMB를 계산할 때 이러한 기전을 고려해 새 방법을 고안해 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 방식으로 계산했을 때 TMB 값이 높아도 낮은 환자에 비해 유의미한 생존율 증가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수정 TMB 모델에선 확실한 생존율 향상이 나타났다.
통계적 분석 결과 수정 TMB가 높은 환자는 낮은 환자 대비 사망할 위험도가 44% 수준으로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도 수정 TMB가 높았던 환자가 암의 무진행 생존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미국 존스홉킨스대학병원이 네이처 캔서지에 발표한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은 폐암 환자의 코호트에도 수정 TMB 모델을 적용했고 마찬가지로 비슷한 경향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새 모델에 따라 TMB 값이 높은 환자에게 면역항암제 투여시 전체 생존율에서 의미있는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으로 이번 연구에서 증명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수정 TMB가 PD-L1 이외의 새로운 바이오마커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유럽종양학회 국제학술지(Annals of Onc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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