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언의 베트남 인(人)]응우옌부뚱 주한 베트남 신임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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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0-06-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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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은 베트남의 가장 주요한 관계대상국 중 하나”

  • “전임 대사들 업적 이어받아 양국관계 발전 계속 이어나갈 것”

  • “코로나 여파에 어려움 있을 수 있지만 결국엔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

베트남 실용주의 외교의 산실. 베트남 외교아카데미(DAV) 건물에 들어서자 DAV 창립 60주년을 기념한다는 문구가 한눈에 들어왔다. DAV는 전문 외교관과 대외업무 전담 공무원을 양성하는 곳으로 매년 약 150명의 대학원 졸업생들이 외교부와 국방부, 공안부, 당 대외관계위원회에 진출하는 베트남 최고 권위의 외교 전문 교육기관이다.

전임 응우옌부뚜 주대한민국 베트남대사와 팜빙밍 부총리 겸 외교장관이 이곳 출신이며, 박노완 주베트남 한국대사 또한 공사 시절 여기에서 외국인 외교관으로서 처음으로 외국인 박사학위를 받았다.

DAV는 6층 단일건물로 규모는 작았지만, 정면에서 바라보는 모습은 호수를 마주한 채 복잡한 하노이 시내에서도 평온함을 느낄 수 있었다. 로비는 수업이 막 종료됐는지 미래의 베트남 외교관을 꿈꾸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안내를 받고 2층에 올라서자 중앙접견실에 먼저 자리한 전 DAV 원장이자 응우옌부뚱(Nguyen Vu Tung) 주대한민국 베트남 신임대사가 본지 특파원을 맞았다.

“한국은 가장 주요한 관계대상국 중 하나입니다. 전임 주한 베트남 대사들이 그동안 양국관계 발전에 공헌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가장 주요한 임무는 이렇게 전임 대사들이 발전시킨 양국관계를 계속 발전·유지 시켜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인터뷰 서두에서 발전된 한-베 관계를 전임 대사들의 공으로 평가하면서 한국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이를 유지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베트남 내 한국 담당 공무원들에게 조언을 듣고 있다며 특히 응우옌부뚜 베트남 대사와 긴밀히 연락하면서 빠른 인수인계와 적응을 위해 한국에 대한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여파로 양국의 교류가 중단되면서 한국과 베트남 관계에 대한 일부 우려가 있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큰 그림에서 한-베 관계는 이미 궤도에 안착했습니다. 앞으로도 양국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기 위해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가 더욱 강력하고 광범위하며 효율적이기를 바랍니다.”

그는 최근 코로나 여파로 양국 관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소수 그룹의 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강력한 코로나 정책이 지금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으며, 향후에 이번 정책은 양국 관계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응우옌부뚱 신임 주한 베트남대사가 곧 한국으로 공식 부임한다. 뚱 대사는 지난해 12월 이미 주대한민국 베트남대사로 공식 임명을 받았지만 준비기간과 코로나 여파 등으로 그간 부임이 늦춰져왔다. 현재 베트남 정부 내 모든 임명절차는 마무리된 상태며, 당사국인 우리 정부와도 지난 1월 중순 협의를 마쳤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 현 동남아시아 정세, 베트남의 외교정책기조 등 다양한 전공 분야에 대해 언급을 했다. 그러면서 베트남 정부를 대표해 한국민들에게도 한국 내 거주하는 베트남인들을 좀 더 따뜻하게 봐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다음은 신임대사와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지난 5일 본지 특파원이 하노이에 위치한 DAV를 방문해 응우옌부뚱 주한 베트남 신임대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DAV 제공]


-먼저 주한 베트남 신임대사로 본인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본인은 1963년 박닌성 꾸에보현 출신으로 1988년 베트남 국립외교아카데미 학부 과정을 졸업하고 1990년에 베트남 외교부에 입부했다. 이후 DAV 동남아연구팀 부팀장, 국제정치학과 부과장, 전략연구연구원 원장 등을 거쳤다. 30년 동안 베트남 외교 분야에서 일하면서 대부분 시간을 DAV에서 보냈다. 외부 근무로는 2010년 7월부터~2014년 2월까지 주미국 베트남대사관 부대사(DCM)로 근무했다. 또 1999년부터 2003년까지 플레처(Fletcher) 대학교에서 국제법과 외교 석사 프로그램을 이수했고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를 받았다."

-DAV에 있는 동안 어떤 업무와 성과가 있었나.
"DAV는 외교부 산하 기관이다, 주요 업무에 대해서 설명을 하자면 △국제관계에 대한 학부와 대학원 과정을 정규적으로 교육 △국제관계에 대해 연구 진행 및 동남아시아와 동북아 지역에 관한 정책을 연구하여 외교부에 건의 △외교부 외교관 및 베트남 대외 간부 육성 등이다.
 DAV는 베트남의 국제관계 및 외교정책에 대한 교육 및 연구 분야의 선도적인 기관이고 전략 및 국제연구를 위한 아세안연구소(ASEAN ISIS), 아시아태평양 안보협력위원회(CSCAP)를 포함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전략적인 연구 네트워크다. 일일이 모든 연구업적을 열거할 수는 없지만 DAV는 본인뿐만 아니라 여러 세대의 연구원과 교수들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발전해왔다고 자부한다."

-베트남 외교정책의 기본노선과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외교 기조는.
"베트남 외교정책의 기본노선은 평화, 독립 및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세계 공동체의 모든 국가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당과 국가는 자존독립적, 개방·다양화·다변화의 외부 정책을 지속적으로 이행하고 있다. 세부적인 면에서 보자면 베트남의 외교 정책은 다음 5가지를 우선한다.
 첫째, 국가들과의 관계, 특히 아세안과 미국, 한국 등 주요국에 대해 전략적 파트너 강화와 전체적인 관계를 안정적이고 지속가능케 하고 이해관계의 상호관계를 강화한다. 둘째, 국제 통합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 특히 국제경제통합에 중심을 두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유럽연합-베트남 자유뮤역협정(ETFTA)과 같은 차세대 FTA를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셋째, 다자간 포럼에서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하면서 다자간 기구, 특히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유엔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넷째, 주권과 영토 보전을 보호하고 국제법의 기본 원칙에 근거해 민족과 국가의 최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쟁한다. 다섯째,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베트남의 이익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제, 지역과 글로벌 문제해결에 보다 적극적으로 기여한다.
 현재 베트남 공산당은 2021년 2025년 기간에 대한 대외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기본적인 향후 노선도 이 같은 5대 노선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을 방침이다. 또한 세계에서 중요한 지리적 전략적 위치인 동북아 지역은 베트남의 외교 정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베트남에서 동북아 지역은 중국, 한국, 일본과 같은 3개의 전략적 파트너국과 북한과 몽골과 같은 2개의 전통적인 협력국이 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의 안보는 베트남의 이익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주한 베트남 대사로 향후 계획과 포부는.
"우선 오는 11월 하노이에서 개최되는 ASEAN+3 정상 회의에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베트남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연된 각급 교류를 이어가고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고자 한다. 또한 지난해 응우옌쑤언푹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이 합의한 결과를 실행하기 위해 대사관은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주한 베트남 대사 임기 동안은 다음과 네 가지 영역에 핵심 역량을 두고자 한다. 첫째, 정치외교 측면에서 양국의 신뢰를 강화하고 유리한 정치적 기반을 만들기 위해 고위급 교류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둘째, 한국과 베트남의 1000억 달러 교역액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양국간 FTA 협정 이행 촉진, 양국 기업의 협력, 한국시장에서 베트남 상품을 소개할 수 있도록 베트남 지방들을 지원한다. 셋째, 국가 이미지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에서 베트남 주간, 베트남 관광주간, 베트남 음식 주간 등 여러 활동을 강화한다. 또한 한국 내 불법체류자를 줄이도록 노력하고 한국 내 베트남 노동자의 고용 쿼터를 늘릴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협력한다. 넷째, 베트남 국민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고 베트남 다문화 가정의 한국 생활을 안정시키고 지역사회에 밑거름이 되도록 지원을 늘릴 것이다. 특히 미래 양국 관계에 기여할 고급 인력인 재한 베트남 유학생들이 졸업 후 양질의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최근 코로나 여파에 양국 관계가 예전같지 않다는 일부의견이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지난 28년 동안 베트남과 한국의 관계는 강력하게 발전했다. 특히 2001년과 2009년에 관계가 두 번이나 격상돼 현재 양국은 서로에게 최상위 외교파트너인 전략적 동반자적 협력관계가 됐다. 오는 2022년은 한국과 베트남이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30주년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본인은 양국 관계가 코로나19의 영향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부정적 여론은 극히 소수적이고 개인적이며. 양국 국민정서를 대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코로나와 같은 어려운 시기에 양국 정부와 국민은 서로 도우면서 전략적 협력 파트너의 관계를 잘 보여 주었다. 이제 양국은 코로나 이후 경제협력을 회복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다.
 이러한 기조는 문재인 대통령과 응우옌쑤언푹 총리의 전화 담화 그리고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과 팜빈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이 전화 담화에서도 강조된 것이다. 또한 박노완 주베트남 한국대사도 이를 국가 간 교류 증진을 위한 모범으로 평가하면서 세계 다른 나라에도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베트남과 한국의 관계가 많은 분야에서 앞으로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본다. 특히 본인은 지난 연구를 통해 한국과 베트남이 인도-태평양,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증진하는 데 있어 공통의 이익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이를 통해 양국은 세계 질서를 향한 다자간 체제, 한-아세안 협력 체제를 포함한 역내 국가통합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에 약 20만의 베트남인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지막으로 재한 베트남인을 대표해 의견을 피력한다면.
"우선 베트남 정부와 재한베트남인을 대표해 한국 정부가 베트남 교민이 한국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조건을 조성하는 데 큰 감사의 말씀드린다. 앞으로도 재한 베트남인들 특히 베트남 다문화 가정이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따듯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 또한 계속해서 커져가는 재한베트남 교민사회가 한국의 법률을 잘 준수하고 한국의 경제적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자 하는 노력에 대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베트남 정부는 항상 자국민 보호를 우선에 두고 재한 베트남 공동체가 국가를 믿고 안심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아울러 양국의 실질적인 우정의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은 역동적이고 발전된 선진국이지만 오랜 역사와 아름다운 문화를 잘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가 전 분야에 걸쳐서 더욱 광범위하고 강력하고 효율적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응우옌부뚱 주한 베트남 신임대사[사진=DA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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