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은 가정의 달에도 실직과 빚더미로 울었다

  • 실업자 1999년 이후 최대 규모 치솟아…가계 빚 3조 6000억원 증가세

  • 코로나로 더 팍팍해진 서민들…카드로 돌려막고 보험 깨는 수밖에

통계청 정동욱 고용통계과장이 1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5월 고용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실업자가 1999년 이후 최대 규모로 치솟았다. 5월 통계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가계 빚은 전월 대비 3조6000억원이나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일자리가 줄자 서민들이 빚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냈다는 얘기다. 고용이 서서히 회복하고 있다는 정부의 장밋빛 판단은 서민을 두 번 울리고 있다는 비난을 낳고 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93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9만2000명이나 줄었다. 3개월 연속 감소세다. 경기 악화로 실업자는 급증했다. 

5월 실업률과 실업자 수는 같은 달 기준 1999년 6월 통계 집계 기준 변경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휴업·휴직이 이어지면서 일시 휴직자는 3개월째 100만명 이상을 유지했다. 지난달 실업률은 전달보다 0.5% 포인트 상승한 4.5%로 1999년 6월 구직기간 4주 기준 통계작성 이래 5월 기준으로 2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실업자 수도 127만8000명으로 1999년 6월 구직기간 4주 기준 통계작성 이래 5월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실직자가 늘어나면서 서민들의 지갑은 갈수록 얇아졌다. 당장 생활비마저 감당하지 못해 2금융권에 손을 내밀었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달 대비 3조6000억원 늘었다. 작년 동월 5조9000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해 조금 줄었으나, 서민의 가계 빚은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이다. 5월 가정의 달엔 일시적으로 자금 수요가 집중되는 만큼 신용대출도 늘었다. 은행권 신용대출은 지난달 1조2000억원 늘어 4월(4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컸다.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서민들은 돈을 빌리기도 어려워졌다. 이렇다 보니 서민들은 신용카드와 보험 등에 기댔다. 신용카드 연체율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보험을 깨 생활비로 쓰거나 보험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위축된 경기 영향에 서민들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지만, 코로나19의 재유행을 우려하면서 경제를 낙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숙박·음식업, 교육업 등에서 고용이 나아지고 있다는 장밋빛 평가를 했다.

기재부 한 고위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 고용유지지원금 등 재정을 집행하면서 최대한 실직을 줄이고 가계대출이 늘지 않도록 정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라며 "주택담보대출이 조금 줄어들었다는 점 등도 가계 빚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겠으나, 현재로선 서민의 먹고사는 문제가 급하다 보니 이 부분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