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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산은 제공 ]
그러나 이를 기점으로 양측의 수싸움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최대 쟁점은 아시아나의 ‘가격 인하 폭’이다. 최대치까지 내리려는 ‘현산’과 지키려는 ‘채권단’ 사이의 치열한 대립구도가 예상된다. 이외에도 영구채 주식전환 여부와 대출 만기 연장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산은은 10일 입장 자료를 내고 “(현산이) 아시아나 인수 의지를 재확인한 건 긍정적이지만, 요구조건을 먼저 제시해달라”며 “이후 서면이 아닌 이해관계자 간 협의를 통해 접점을 마련해 나가자”는 뜻을 전했다.
전날 현산은 아시아나 인수를 위한 전제로 △재무제표의 적정성 확인 △산업경쟁력 확보 지원책 △계약 체결 당시의 본원가치를 회복·존속할 수 있는 방안 마련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달 27일로 예정됐던 인수 계약 종료일은 최소 6개월 연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계약서상 종결 시한을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는 장치는 마련돼 있는 상태다. 재협상 초기 양측은 일단 상대방 의중을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 쟁점은 단연 ‘아시아나항공의 몸값’이다. 현산은 지난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를 3228억원에 인수하고, 2조1772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후 ‘코로나19’로 기업 가치가 크게 훼손된 만큼, 가격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현산에 따르면, 아시아나의 부채는 계약 당시보다 4조5000억원 늘었고, 부채비율도 작년 1386%에서 올 1분기 6279%까지 불었다.
이 같은 요구를 채권단이 순순히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현재까지는 “공식입찰 절차를 통해 확정된 금액을 낮추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한 걸로 전해진다. 거래종결 시한이 3주 앞으로 다가온 이스타항공 매각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도 악재다. 가격을 낮추면, 금호산업의 반발도 피할 수 없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산은 입장에선 가격을 낮추더라도 특혜 논란을 비켜갈 지점을 찾아야 한다는 숙제가 남는다”고 말했다.
‘영구채 출자전환’ 문제도 재협상 과제다. 채권단은 지난해 4월 아시아나항공에 1조6000억원을 지원하며 영구채 5000억원을 인수했다. 이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채권단이 총 지분 중 30%가량을 보유하게 되는 만큼 현산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외에 아시아나 관련 차입금 상환 연기, 에어서울·에어부산 인수 분리 등이 재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도 ‘환영’과 ‘요구’를 적절히 혼합하며 치열한 기싸움을 예고하고 있다”며 “향후 재협상 과정에 험난한 가시밭길이 이어질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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