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코로나19 '6월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 재개를 위해 각지의 이동 제한령을 조기 해제한 데 이어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로 연일 대규모 인파가 모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재선을 위해 대규모 유세를 재개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9일(현지시간) 세계 통계 서비스 사이트 월드오미터스에 따르면, 이날까지 미국에서는 204만5715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11만4151명이 숨졌다.
지난달 미국 각지에서 조기 경제 재개를 본격화한 이후 미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5일에는 2만5393명까지 치솟는 등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2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CNN은 "텍사스·애리조나주에서 지난주 내내 하루 신규 환자가 1000명을 넘어서는 급증세를 보였다"면서 "현재 미국 26개 주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감소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5월 25일 메모리얼데이(현충일) 이후 2주가 지난 현재 적어도 9개 주에서 코로나19 입원환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가 꼽은 지역들은 △텍사스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캘리포니아 △오리건 △아칸소 △미시시피 △유타 △애리조나 등이다.
특히 이들 매체는 지난 7일 동안의 평균 신규 감염자 수가 최고 수준으로 증가한 것이 단지 방역 당국의 발표대로 진단검사가 늘어났기 때문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봉쇄 조치 등 엄격한 감염 방지 규제가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있는데다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사망한 사건을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간 것도 중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가장 초기에 경제 재개를 시행한 지역들인 텍사스와 애니조나주의 경우, 메모리얼데이 이후 코로나19 입원환자가 각각 36%와 49% 늘었다. 유타주 역시 최근 코로나19 양성 판정 비율이 하루 새 2배인 18.5%로 치솟았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 유세 재개를 주장하는 보수 성향 언론인의 트윗을 공유하면서 "큰 요구가 있다! 조만간 다시 시작할 것이다. 아마도 다음 주!"라고 덧붙여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대형 집회를 재개할 것을 암시했다.
그는 이어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 인파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최근 있었던 모임들을 봤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집회를 재개하기에 타당한 시기인 것으로 보인다"고도 말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브래드 파스케일 트럼프 선거캠프 선대본부장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2주 안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선거 유세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파스케일 선대본부장은 성명을 통해 "미국 국민은 다시 행동할 준비가 돼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그렇다"며 "위대한 미국의 귀환은 실재하는 것이며 집회는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매체는 "참모들이 구체적인 일정을 논의한 후 며칠 안에 파스케일 본부장이 대통령에게 관련 보고를 할 예정"이라면서 야외 집회 장소는 플로리다나 조지아주가 유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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