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공동선언 주역' 임동원 前 장관이 제시한 남북 관계 해법은?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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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6-1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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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15 공동선언 20주년 앞두고 2030 청년들과 대화

  • "남북 관계, 인내심 갖고 기회 올 때까지 기다려야"

2000년 남북정상회담 주축으로 6·15 남북공동선언을 이끌어 낸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남북 관계 개선 해법으로 ‘인내심’을 제시했다.

북한이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남북 통신연결선 차단 등 남북관계 ‘총파산’을 언급하며 초강수를 두는 상황에서도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다.

임 전 장관은 11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주최의 ‘6·15 주역과 2030 청년들의 대화’에 연설자로 나서 “우리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북한의 형태에 대해 “과거에 이런 일이 한두 번 있었던 것이 아니다”라며 “결코 실망하지 말고 인내심과 일관성, 신축성을 유지하면서 기회를 포착하고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임 전 장관은 “당분간 어렵겠지만, 또 기회를 누가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남북 관계 활성화를 통해 미북 관계 개선을 견인하고 비핵화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북이 협력한 4자 평화회담 개최를 주도하고 군사정전 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남북연합을 구성해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체제’를 확립하고 관리해 평화통일을 지향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전 장관은 “장기간이 소요되겠지만, 결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과정”이라며 “남북 관계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일직선이 아닌 지그재그 형태로 전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6·15가 밝혀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라며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평화를 만들며 통일의 길로 매진해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아띠홀에서 열린 '6ㆍ15 주역과 2030 청년의 대화'에서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주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임 전 장관은 6·15 공동선언의 의의에 대해 “우리 민족이 나아갈 평화와 통일의 길을 밝혀준 것이며, 합의가 즉각 실천으로 옮겨져 화해와 교류 협력의 새 시대를 열 수 있었다”며 “6·15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이 대북 관계를 개선하고 냉전구조 해체를 위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시작하게 하는 추동이 됐다”고 부연했다.

행사에 참석한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도 “남북 관계에는 분명 사계절이 있는데, 지금 겨울이 왔기 때문에 봄도 올 것이다. 북한이 곧 언제 그랬냐는 듯이 표정을 바꾸고 웃으면서 나올 수 있다”고 남북 관계 회복의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남북 관계 진전의 걸림돌로 미국 대북제재를 꼽으며 “대북정책에서 전문성을 가진 통일부가 직접 나서서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임 전 장관은 “남북 간 불신과 대결 관계, 미·북 적대관계, 대량살상무기를 포함한 군비 경쟁 그리고 군사 정전체제 등이 한반도 냉전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며 “이 네 가지 요소는 서로 밀접한 연관성과 상호의존성을 갖고 있어 어느 한 요소만 분리하여 해결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어 “포괄적‧단계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특히 미국과 북한의 관계개선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했다며 상호신뢰 중요성을 언급했다.

임 전 장관은 “(언급한) 3대 합의가 제대로 이행된다면 한반도 냉전구조를 해체하고, 평화와 번영의 길을 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과 북한은 싱가포르 합의에 따라 서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으며 상호신뢰를 다지면서 병진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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