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의 디지털 혁신실험, 8VSB에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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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입력 2020-06-1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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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디어미래연구소, 유료방송 M&A 주제로 포럼 개최

  • "유료방송 M&A 케이블TV 환골탈태 계기돼야"

김정현 고려대 교수가 11일 오후 서울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참석한 모습. [사진=차현아 기자.]

케이블TV 업계가 최근 시작된 인수합병(M&A) 움직임을 계기로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케이블TV 시장이 미래 성장을 담보하기 힘든 상황에서 진행되는 M&A인 만큼, 이를 디지털 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디어미래연구소는 11일 오후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에서 유료방송 M&A를 통한 미디어 시장 혁신을 주제로 제20회 미디어 리더스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발제를 맡은 김정현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케이블TV가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디지털 시대에는 유료방송 가입자들이 단순한 방송 소비자에 머물지 않고 인터넷을 기반으로 다양한 결합상품을 이용하는 가입자로 전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이동통신 3사에 인수되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미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업계가 시도할 수 있는 디지털 혁신 중 하나로 김 교수는 8VSB 방송상품을 꼽았다. 8VSB는 디지털 셋톱박스 없이도 아날로그 방송을 디지털 신호로 변경해주는 방송전송 방식이다. 다만 인터넷망(IP) 기반 디지털 방송과 달리 실시간 방송만 볼 수 있는 단방향성이 한계로 꼽힌다. VOD처럼, 이용자가 리모콘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검색하는 양방향 서비스는 어렵다. 방송 서비스 이용료도 디지털 방송상품보다 저렴해 수익성이 높지 않다.

김 교수가 기존의 디지털 방송상품 가입자가 아닌 8VSB에 주목한 이유는 디지털 셋톱박스 때문이다. 기존 디지털 방송상품 가입자에게 제공된 셋톱박스 장비는 인공지능(AI)이나 클라우드 등 최근 등장한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접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낮은 이용료 탓에 8VSB는 가입자 1인당 매출규모(ARPU)도 낮다는 한계가 있지만, 디지털 기반 결합상품을 접목하면 수익성을 끌어올릴 여지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기존 가입자들에게 제공된 디지털 셋톱박스를 철거한 뒤 새로운 기능을 덧붙여 다시 배급하는 것보다, 8VSB 가입자에게 처음부터 최신 기술 기반 셋톱박스를 배급하고 결합상품을 추가하는 편이 훨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매물로 등장한 케이블TV 사업자 중 8VSB 상품 가입자가 가장 많은 업체는 CMB다. 전체 가입자 중 무려 93.4%가 8VSB 방식으로 방송을 보고 있다. 딜라이브의 경우 23%, 현대HCN은 35%가 8VSB 방송 가입자다.

8VSB의 디지털 전환 실험에는 이용자 보호 방안이 전제돼야 한다. 8VSB는 디지털TV 이용료가 부담스러운 사회적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적 차원에서 시작된 서비스라서다. 정부도 M&A 승인을 허가할 때 이용자 보호를 유도할 각종 조건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M&A 이후에도 취약계층의 부담을 완화하면서도, 디지털 방송 시청권을 보호하기 위해 이용자가 비자발적으로 디지털 서비스로 전환하게 되는 것을 막고 요금인상을 제한하도록 조건을 부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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