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을 모르는 이들은 있어도 '스카치 테이프'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소유주를 표시하기 위해 가축에 낙인을 찍은 데서 브랜드(Brand)의 어원이 유래됐듯, 잘 만든 브랜드는 소비자의 마음속에 제품을 깊게 각인시킨다. 광고계의 거인 데이비드 오길비가 "브랜드는 제품의 이름과 성격, 가격과 역사 등 모든 것을 포괄하는 무형의 집합체"라고 정의한 것도 이러한 이유다. 아주경제는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이 된 한국의 산업계를 대표하는 브랜드에 대해서 살펴볼 계획이다.<편집자주>
김치냉장고라는 단어가 딤채로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었다. 1984년 금성사(현 LG전자)가 김장철에 맞춰 '국내 최초 김치냉장고'라며 내놨다. 대우전자도 이듬해 김치냉장고 '스위트 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다만 두 모델 모두 김치냉장고 시대를 열지는 못했다. 김장 후 으레 김장독을 묻던 주택에 살던 주부들에게 김치냉장고는 그리 매력적인 제품이 아니었다. 당시 김치냉장고가 현재 모습보다 대형 아이스박스와 비슷한 수준이었던 것도 인기를 끌지 못했던 요인이다. 두 제품 모두 시장에서 금세 자취를 감췄다.
10년 만에 잠들어 있던 김치냉장고가 세상에 나온 뒤 처음부터 환영받지는 못했다. 용량 53ℓ 제품 기준 50만원대의 가격인 김치냉장고가 왜 필요하느냐는 반응이었다. 1995년 당시 공무원 월급과 맞먹는 수준의 금액이었다.
김치냉장고라는 단어가 딤채로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었다. 1984년 금성사(현 LG전자)가 김장철에 맞춰 '국내 최초 김치냉장고'라며 내놨다. 대우전자도 이듬해 김치냉장고 '스위트 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다만 두 모델 모두 김치냉장고 시대를 열지는 못했다. 김장 후 으레 김장독을 묻던 주택에 살던 주부들에게 김치냉장고는 그리 매력적인 제품이 아니었다. 당시 김치냉장고가 현재 모습보다 대형 아이스박스와 비슷한 수준이었던 것도 인기를 끌지 못했던 요인이다. 두 제품 모두 시장에서 금세 자취를 감췄다.
10년 만에 잠들어 있던 김치냉장고가 세상에 나온 뒤 처음부터 환영받지는 못했다. 용량 53ℓ 제품 기준 50만원대의 가격인 김치냉장고가 왜 필요하느냐는 반응이었다. 1995년 당시 공무원 월급과 맞먹는 수준의 금액이었다.
이에 만도는 중상류층 주부를 상대로 ‘딤채 입소문’ 마케팅을 시작했다. 특히 김칫독을 묻을 마당이 없는 아파트나 빌라에 사는 주부들을 노려 강남 대형 아파트 단지들을 중심으로 딤채 마케팅 홍보물을 우편으로 발송했다. 당시 마케팅팀은 1995년 8~9월에 2만4000여통의 홍보물을 보냈다.
시제품이 나온 10월부터는 강남 지역의 대형백화점과 슈퍼, 문화센터 등에서 이벤트 행사를 열었다. 이런 노력으로 출시 첫해 4000대를 판매했다.
이듬해에는 더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시민단체의 여성 리더, 유명 요리사, 학생회 어머니, 여성 정치인 등 3000명의 오피니언 리더를 선정해 딤채를 6개월간 무료로 사용하도록 체험단을 운영했다. 6개월의 무료 사용 기간이 끝난 후 계속해 제품의 사용을 원하는 참가자들에게는 50%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6개월 뒤 97%의 체험단이 딤채를 구매했다.
냄새 없이 김치를 보관하고, 오래도록 신선한 김치를 먹을 수 있게 한다는 입소문이 난 후부터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출시 두 번째 해 딤채 판매는 2만대로 늘었다. 주부들 사이에서는 ‘딤채계’가 만들어질 정도로 주부들의 꿈의 가전으로 자리 잡았다.
딤채 이후 김치냉장고는 1990년대 후반 ‘신가전’이 됐다. 2001년 김치냉장고 판매량은 연간 120만대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1998년 22만8000여대, 1999년 53만여대로 매년 2배 이상씩 성장했다.
2002년에는 가구당 보급률이 30%를 넘어서며 단일 품목으로 시장 규모가 연간 1조원을 돌파했다. 현재 김치냉장고 시장은 110만대에서 115만대 시장 규모가 됐다.
◆ 위니아, 부엌을 벗어나 글로벌 종합 가전 회사로
딤채를 만든 만도기계는 이후 IMF 사태를 겪으면서 그룹이 와해되어 함께 무너졌다. 이후 1999년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와 김치냉장고를 주력으로 하는 만도공조(위니아 만도)로 분리돼 UBS캐피탈 컨소시엄에 팔리게 된다.
이후 다시 씨티벤처캐피털 파트너스(CVC)에 팔린 뒤 한라그룹을 벗어난 지 15년 뒤인 2014년 대유그룹 (현 대유위니아그룹)으로 매각됐다.
한라그룹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첫째 동생인 고 정인영 회장이 창업했다. 위니아만도는 한라그룹의 자동차 부품회사인 만도(옛 만도기계) 가전부문으로 출발했다.
이처럼 악재 속에서도 딤채는 굳게 김치냉장고 시장 1위로 한국인의 부엌을 꿋꿋이 지켰다.
딤채 브랜드도 확장 중이다. 김치냉장고의 대명사에서 이제는 김치에 어울리는 밥맛까지 책임지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밥솥브랜드 ‘딤채쿡’을 내놨다. 딤채는 딤채쿡을 가장 기본인 ‘맛있는 밥’에 충실하면서도 건강까지 챙기는 웰빙가전으로 자리잡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연구를 통해 쌀에 붙어있는 당질을 녹아내리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탄수화물을 줄일 수 있는 전용트레이를 사용하면 그냥 밥솥으로 짓는 밥보다 당질을 30%가량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제품이 나온 10월부터는 강남 지역의 대형백화점과 슈퍼, 문화센터 등에서 이벤트 행사를 열었다. 이런 노력으로 출시 첫해 4000대를 판매했다.
이듬해에는 더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시민단체의 여성 리더, 유명 요리사, 학생회 어머니, 여성 정치인 등 3000명의 오피니언 리더를 선정해 딤채를 6개월간 무료로 사용하도록 체험단을 운영했다. 6개월의 무료 사용 기간이 끝난 후 계속해 제품의 사용을 원하는 참가자들에게는 50%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6개월 뒤 97%의 체험단이 딤채를 구매했다.
냄새 없이 김치를 보관하고, 오래도록 신선한 김치를 먹을 수 있게 한다는 입소문이 난 후부터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출시 두 번째 해 딤채 판매는 2만대로 늘었다. 주부들 사이에서는 ‘딤채계’가 만들어질 정도로 주부들의 꿈의 가전으로 자리 잡았다.
딤채 이후 김치냉장고는 1990년대 후반 ‘신가전’이 됐다. 2001년 김치냉장고 판매량은 연간 120만대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1998년 22만8000여대, 1999년 53만여대로 매년 2배 이상씩 성장했다.
2002년에는 가구당 보급률이 30%를 넘어서며 단일 품목으로 시장 규모가 연간 1조원을 돌파했다. 현재 김치냉장고 시장은 110만대에서 115만대 시장 규모가 됐다.
◆ 위니아, 부엌을 벗어나 글로벌 종합 가전 회사로
딤채를 만든 만도기계는 이후 IMF 사태를 겪으면서 그룹이 와해되어 함께 무너졌다. 이후 1999년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와 김치냉장고를 주력으로 하는 만도공조(위니아 만도)로 분리돼 UBS캐피탈 컨소시엄에 팔리게 된다.
이후 다시 씨티벤처캐피털 파트너스(CVC)에 팔린 뒤 한라그룹을 벗어난 지 15년 뒤인 2014년 대유그룹 (현 대유위니아그룹)으로 매각됐다.
한라그룹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첫째 동생인 고 정인영 회장이 창업했다. 위니아만도는 한라그룹의 자동차 부품회사인 만도(옛 만도기계) 가전부문으로 출발했다.
이처럼 악재 속에서도 딤채는 굳게 김치냉장고 시장 1위로 한국인의 부엌을 꿋꿋이 지켰다.
딤채 브랜드도 확장 중이다. 김치냉장고의 대명사에서 이제는 김치에 어울리는 밥맛까지 책임지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밥솥브랜드 ‘딤채쿡’을 내놨다. 딤채는 딤채쿡을 가장 기본인 ‘맛있는 밥’에 충실하면서도 건강까지 챙기는 웰빙가전으로 자리잡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연구를 통해 쌀에 붙어있는 당질을 녹아내리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탄수화물을 줄일 수 있는 전용트레이를 사용하면 그냥 밥솥으로 짓는 밥보다 당질을 30%가량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직원들을 대상으로 약 한 달 동안 아침에 공복으로 출근해서 스스로 혈당을 체크하고 당질저감 밥을 섭취한 후 일정 시간 뒤에 스스로 혈당을 체크한 뒤 데이터를 취합해 가며 연구를 거듭한 결과다.
26년째 한국인들의 식탁을 책임지고 있는 위니아의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제는 밥상을 넘어 집안 모두를 책임지겠다는 포부도 있다. 김치냉장고뿐만 아니라 밥솥, 에어컨, 세탁기 등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가며 한국인의 집을 채우겠다는 목표다.
올해로 창립 21주년을 맞은 대유위니아그룹은 딤채를 기반으로 하는 위니아딤채와 에어컨 등을 기반으로 하는 위니아대우를 통합 운영해 글로벌 종합 가전 회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까지 국내 50대 그룹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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