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인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12일 2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2018년 싱가포르에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 △평화체제 보장 △북·미 관계 정상화 추진 △6·25 전쟁 전사자 유해 송환 등 4개 항목에 합의, 북한 비핵화의 문을 열었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가 한층 높아진 순간이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재 북·미는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으며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있다.
북한은 미국이 ‘실천이 없는 약속’을 했다고 맹비난하며 군사적 위협에 맞서고자 힘을 키우겠다면 군사적 도발 우려를 키웠다. 반면 미국은 정상 간 약속 실현을 위한 ‘유연한 접근법’을 취할 의향이 있다며 북한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 “북·미 관계 희망서 절망으로”vs “합의 실현 위해 대북 협상 지속”
북한은 12일 리선권 북한 외무상의 담화를 통해 2년 전 북·미 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었다며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악수한 손을 계속 잡고 있을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우리는 다시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미국 집권자에게 치적 선전감이라는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말로는 관계개선을 표방하면서 실제로는 정세격화에만 광분해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싱가포르 회담 이후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미군 유골 송환, 억류 미국인 송환,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지 등을 단행했다고 언급하며 ‘세기적 결단’, ‘전략적 대용단’이라는 의미 있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은 한반도 주변에 핵전략폭격기, 항공모함 등을 배치했다면서 “미 행정부는 조미 ‘관계 개선’은 제도전복이고, ‘안전담보’는 철저한 핵선제타격, ‘신뢰구축’은 변함없는 대조선 고립 압살을 의미한다는 것을 숨김없이 드러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변함없는 전략적 목표는 미국의 장기적인 군사적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보다 확실한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선언해 미국을 향한 무력시위 가능성을 열어뒀다.
북한이 싱가포르 회담 이후의 상황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지만, ‘합의 파기’를 선언하지 않고 ‘대가’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북미 협상 재개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의 비판에도 미국은 싱가포르 합의 실현을 위해 북한과 계속해서 협상하겠다는 태도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 2주년과 관련해 “우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모든 약속에 대한 균형 잡힌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유연한 접근법을 취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대변인은 “미국은 북한 사람들이 더 밝은 미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북한과 의미 있는 협상에 관여하는 데 대해 전념하고 있다. 그러한 제안은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다”며 대북 협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대변인은 현재 북·미 상황에 대해선 앞서 북한의 남북 간 통신연락선 차단에 대해 밝힌 “북한의 최근 행보에 실망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북한의 무력시위 도발 가능성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 “싱가포르 합의 유효하나···북·미 비핵화 교착 국면, 美 대선까지 지속”
전문가들은 비핵화와 관계 개선에 대한 북·미의 의지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보면서도 북미의 엇갈린 입장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비핵화와 북미 관계 개선의 의지를 담은 싱가포르 북미 공동선언의 정신은 유효하다. 싱가포르 합의가 있었기에 북한이 도발을 자제할 수 있고 미국도 북한을 강하게 몰아붙이지 않았다”고 지난 2년을 평가했다.
양 교수는 “총론은 있으나 각론이 어렵다는 것은 지난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입증되었다. 하노이 회담과 이후 논의과정을 통해 북미 간 무엇을 우선 원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다”며 “(북·미 간) 이런 기 싸움은 미국 대선까지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양측은 이제 추가 협상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각자의 입장은 충분히 교환됐다고 본다”며 “추가적인 실무협상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북한이 이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자신들이 내놓을 수 있는 협상카드를 모두 제시했다고 보고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기 전까지는 협상테이블에 앉지 않겠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관성대로 북한 측의 선 비핵화 입장을 고수하는 한 대북 적대시 정책들은 완화되기 힘들 것이고, 결국은 대북 제재 압박 정책 틀을 벗어나기 힘든 것이 미국의 한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선하든,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새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대북 적대시 정책들에 대한 재검토를 할 수 있는 국내 정치적 돌파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북·미 관계는 ‘다람쥐 쳇바퀴’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8년 싱가포르에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 △평화체제 보장 △북·미 관계 정상화 추진 △6·25 전쟁 전사자 유해 송환 등 4개 항목에 합의, 북한 비핵화의 문을 열었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가 한층 높아진 순간이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재 북·미는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으며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있다.
북한은 미국이 ‘실천이 없는 약속’을 했다고 맹비난하며 군사적 위협에 맞서고자 힘을 키우겠다면 군사적 도발 우려를 키웠다. 반면 미국은 정상 간 약속 실현을 위한 ‘유연한 접근법’을 취할 의향이 있다며 북한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북한은 12일 리선권 북한 외무상의 담화를 통해 2년 전 북·미 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었다며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악수한 손을 계속 잡고 있을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우리는 다시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미국 집권자에게 치적 선전감이라는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말로는 관계개선을 표방하면서 실제로는 정세격화에만 광분해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싱가포르 회담 이후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미군 유골 송환, 억류 미국인 송환,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지 등을 단행했다고 언급하며 ‘세기적 결단’, ‘전략적 대용단’이라는 의미 있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은 한반도 주변에 핵전략폭격기, 항공모함 등을 배치했다면서 “미 행정부는 조미 ‘관계 개선’은 제도전복이고, ‘안전담보’는 철저한 핵선제타격, ‘신뢰구축’은 변함없는 대조선 고립 압살을 의미한다는 것을 숨김없이 드러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변함없는 전략적 목표는 미국의 장기적인 군사적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보다 확실한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선언해 미국을 향한 무력시위 가능성을 열어뒀다.
북한이 싱가포르 회담 이후의 상황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지만, ‘합의 파기’를 선언하지 않고 ‘대가’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북미 협상 재개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의 비판에도 미국은 싱가포르 합의 실현을 위해 북한과 계속해서 협상하겠다는 태도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 2주년과 관련해 “우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모든 약속에 대한 균형 잡힌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유연한 접근법을 취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대변인은 “미국은 북한 사람들이 더 밝은 미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북한과 의미 있는 협상에 관여하는 데 대해 전념하고 있다. 그러한 제안은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다”며 대북 협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대변인은 현재 북·미 상황에 대해선 앞서 북한의 남북 간 통신연락선 차단에 대해 밝힌 “북한의 최근 행보에 실망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북한의 무력시위 도발 가능성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 “싱가포르 합의 유효하나···북·미 비핵화 교착 국면, 美 대선까지 지속”
전문가들은 비핵화와 관계 개선에 대한 북·미의 의지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보면서도 북미의 엇갈린 입장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비핵화와 북미 관계 개선의 의지를 담은 싱가포르 북미 공동선언의 정신은 유효하다. 싱가포르 합의가 있었기에 북한이 도발을 자제할 수 있고 미국도 북한을 강하게 몰아붙이지 않았다”고 지난 2년을 평가했다.
양 교수는 “총론은 있으나 각론이 어렵다는 것은 지난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입증되었다. 하노이 회담과 이후 논의과정을 통해 북미 간 무엇을 우선 원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다”며 “(북·미 간) 이런 기 싸움은 미국 대선까지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양측은 이제 추가 협상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각자의 입장은 충분히 교환됐다고 본다”며 “추가적인 실무협상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북한이 이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자신들이 내놓을 수 있는 협상카드를 모두 제시했다고 보고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기 전까지는 협상테이블에 앉지 않겠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관성대로 북한 측의 선 비핵화 입장을 고수하는 한 대북 적대시 정책들은 완화되기 힘들 것이고, 결국은 대북 제재 압박 정책 틀을 벗어나기 힘든 것이 미국의 한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선하든,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새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대북 적대시 정책들에 대한 재검토를 할 수 있는 국내 정치적 돌파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북·미 관계는 ‘다람쥐 쳇바퀴’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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