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신분으로 출전한 최혜진(20·롯데)의 말이다. 그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타이틀을 지켜본 적이 없다.
최혜진은 12일 제주에 위치한 엘리시안 제주 컨트리클럽(파72·6642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0시즌 다섯 번째 대회인 제14회 S-OIL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우승상금 1억2600만원) 1라운드 결과 버디 9개, 보기 한 개를 엮어 8언더파 64타로 오전 조가 끝나가는 가운데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혜진은 인코스 10번홀(파5) 버디를 잡으며 산뜻하게 첫날을 출발했다. 13번홀(파4)부터 버디 쇼가 시작됐다. 14번홀(파4)에 이어 15번홀(파5) 버디로 3홀 연속 버디를 쌓았다. 17번홀(파4) 2온에 이은 1퍼트로 깔끔한 버디를 더해 전반 9홀 5타를 내리 줄였다.
마음을 정리한 최혜진은 4번홀부터 6번홀까지(이상 파4) 3홀 연속 버디를 잡았다. 마지막 9번홀(파5) 세 번째 샷이 핀을 정조준했다. 그린 위에 떨어진 공은 핀 플래그까지 약 1.7m를 남기고 멈춰섰다. 퍼트를 쥐고 차분하게 공을 굴린 그는 버디를 낚았다. 후반 9홀 3타를 더 줄여 8언더파 64타를 때렸다.
이날 8타를 내리 줄인 최혜진은 오후 1시 30분 경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제영(19)과 이소미(21·SBI저축은행)를 한 타 차로 누르고 리더보드 최상단에 위치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혜진은 "첫날 플레이가 잘 풀렸다. 샷감과 퍼트감이 좋았다. 지난주에 비해서 감이 돌아오고 있는 느낌이 든다. 퍼터를 통한 찬스가 많이 왔다. 최대한 보기를 안 하려고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언니들(김세영, 김효주)과 한 조로 플레이 했다. 지난주도 그렇고 오늘도 즐겁게 플레이했다"며 "시즌이 재개되고 네 번째 대회다. 아직 감을 찾고 있다. 코스가 전체적으로 나와 잘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혜진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생애 첫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다. 그는 대회 전 인터뷰에서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해 우승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번에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온다면 꼭 잡고 싶다. 더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마찬가지로 "타이틀 방어를 원한다. 한 번은 해보고 싶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고 의식했다.
최혜진은 KLPGA 투어 통산 9승(아마추어 2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메이저 1승(크리스 F&C 제41회 KLPGA 챔피언십)을 포함해 트로피 5개를 연속으로 들어 올렸다. 2019시즌 결과 대상과 상금왕 등 6관왕에 올랐다. '대세'라는 타이틀이 자연스럽게 그의 이름 앞에 붙었다.
한편, 공동 2위에 오른 이제영은 이번 시즌 루키 신분이다.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 깔끔한 경기를 펼쳤다. 그는 "이번 시즌 시작 이후 두 대회에서 커트라인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루키 시즌이라 잘하고 싶은 생각이 많다"며 "모든 대회에서 예선을 통과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소미도 불꽃 타를 때리며 첫 승을 향한 불씨를 피웠다. 그는 버디 9개 더블 보기 한 개로 이제영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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