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서울 관악구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이 콜센터, 교회 등 적어도 8곳 이상으로 퍼진 것으로 확인됐으며, 확진자 중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65세 이상 감염자가 많아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 서울시내에서 처음 요양시설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2일 낮 12시 기준으로 리치웨이 관련 누적 확진자 수가 전일 대비 23명 늘어 총 139명이라고 밝혔다.
리치웨이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은 교회와 사업장 등 곳곳으로 이어졌다.
노인을 대상으로 건강용품을 판매했던 사업 특성상 고령 확진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방대본에 따르면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 가운데 65세 이상은 총 62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44.6%를 차지했다.
이외에 집단감염은 고위험군이 많은 요양시설로 급속히 번지는 모양새다. 특히 서울시내 요양시설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 도봉1동 소재 성심데이케어센터에서 확진자 14명이 무더기로 나왔다. 이 센터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낮 동안 돌보는 요양 시설이다. 지난 11일 첫 확진자가 발생했고, 12일 직원 2명, 이용자 11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접촉자를 포함해 88명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다.
또 경기 안양에 있는 나눔재가요양센터에서 4명의 확진자가 추가됐으며, 감염경로에 대해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밖에 경기 부천 쿠팡물류센터와 수도권 개척교회, 서울 양천구 운동시설, 서울 중구 케이비(KB) 생명보험 티엠(TM) 보험대리점, 경기 광주시 행복한 요양원과 관련해 각각 1명씩 추가로 확진자가 발생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오후 충북 오송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고령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중증환자도 같이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고령층에서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고,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창문이 없거나 환기가 잘 안 되는 밀폐된 장소의 모임은 가지 말아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달 들어 11일까지 발생한 지역사회 감염 426건 중 412건(96.7%)이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서울은 지난 9일 누적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섰으며 경기 역시 이날 1000명을 돌파했다.
이에 정부가 오는 14일까지로 예정됐던 강화된 수도권 방역관리 체계를 수도권 확진자 발생 추이가 한 자릿수로 떨어질 때까지 무기한 연장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수도권 내 강화된 방역조치를 시행, 고위험시설 8종에 대해 집합을 제한하고 8000여 개에 달하는 공공시설 운영을 제한해 왔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과 협의해 현재의 강화된 방역관리 체계를 연장하고, 추가적인 방역강화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다시 사회적 거리로 돌아갈 경우 빚어질 수 있는 학업과 생업을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수도권에 집중된 연쇄감염의 고리를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화된 수도권 방역관리 체계에 대해) 종료 기한을 정하는 대신 일일 평균 확진환자 수 10명 이내 등을 목표로 삼고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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