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다음 달 6일부터 2G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종료한다고 12일 밝혔다. 정부가 2G 서비스 폐지를 승인한 데 따른 발빠른 조처다.
이태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망 노후화에 따른 고장 급증, 서비스 품질 저하 등을 고려할 때 2G 망을 운영하는 것이 이용자 보호 차원에서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SK텔레콤의 2G 서비스 폐지를 승인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이 2G 서비스를 시작한 지 25년 만이자, 지난 2012년 3월 KT가 2G 서비스 공식 종료를 알린 이후 약 8년 만이다. 이로써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LG유플러스만 2G 서비스를 유지하게 됐다.
대신 SK텔레콤은 잔존 가입자를 위한 보호방안을 이행해야 한다. 2G 이용자가 3G 이상 선택 시 단말 구매 비용, 요금 부담 증가 등이 있을 경우 가입자 선택에 따라 무료 단말 취득, 요금 할인 등의 보상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또 권역별로 '도→광역시→수도권→서울' 순으로 2G 서비스를 폐지해야 한다. 승인(공고)일 이후부터 20일 이상 경과 후 폐지 절차를 진행하고, 권역별 폐지절차 착수 후 7일이 경과해야 다음 권역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조건을 달았다. 다만, 조건만 잘 지키면 SK텔레콤이 언제 '셧다운'을 해도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2G 가입자를 3G나 4G, 5G로 유도하는 작업은 틈틈이 이뤄져왔다. 이 과정에서 '내년 7월부터 01X 번호를 쓸 수 없다'고 안내했다. 이달 1일 기준 SK텔레콤 2G 가입자는 38만여명, 이 중 '01X' 번호를 가진 이용자는 28만4000여명으로 집계된다.
SK텔레콤은 2G 서비스 종료 시점부터 향후 2년간 운영되는 '서비스 전환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단말 구매 지원형(30만원의 단말 구매 지원금과 24개월간 매월 요금 1만원 할인)과 요금 할인형(24개월간 매월 사용 요금제 70% 할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2G 가입자가 서비스 전환 시 가입 가능한 2G 요금제는 7종으로, 일반고객 대상 무료음성34 요금제가 월 2만5300원으로 가장 비싸다.
이와 함께 01X 번호 유지·표시 서비스도 제공한다. 2G 가입자는 서비스 전환 시 정부가 마련한 '01X 한시적 세대간 번호이동'에 따라 일정기간 동안 기존 번호 그대로 3G 이상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 제도는 내년 6월 말까지만 운영된다. 이 실장은 "이미 지난해 정부가 고시한 내용"이라며 "SK텔레콤이 안내 및 홍보를 한 줄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의 2G 서비스 종료는 지난해 2월 계획 발표 후 1년 넘게 부침을 겪었다. 그해 11월 정부에 승인을 신청했지만 가입자 수 등을 이유로 두 차례 반려됐다. 잔존 가입자 수를 총 가입자의 1%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G 서비스가 제반 절차에 따라 마무리될 수 있도록 고객 안내 및 서비스 전환 지원 등 이용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CDMA 신화'의 주역인 2G 서비스 종료를 계기로 5G 시대에 더욱 차별화된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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