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정확한 팩트체크] 1년 전 해산된 화해치유재단..."아직도 청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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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0-06-1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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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결과 마련된 재단

  • 해산된 지 1년 흘렀는데..."청산 절차 진행 중"

  • 여가부, 위안부 피해자 지원 사업 주무 부처

  • 재단 잔여재산 56억여원 용처 아직 못 정해

  • 한·일 또 악화일로...재단 잔여재산 처분 관심

2016년 7월 28일 열린 화해치유재단 현판식에 참석한 김태현 이사장(이하 당시 직책·오른쪽 세 번째), 윤병세 외교부 장관(왼쪽 두 번째),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 [사진=연합뉴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로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이 해산된 지 1년 가까이 흘렀지만, 정부가 당시 일본이 출연한 10억엔 중 잔여재산 56억원을 아직도 처분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안부 피해자 지원사업의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가 재단 청산이 한·일 관계에 끼칠 파장을 우려, 법적 청산 절차를 미적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한·일 관계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배상 판결로 또다시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향후 재단 잔여재산 처분 문제 등에 관심이 쏠린다.

① 화해·치유재단, 언제 마련됐나?

박근혜 정부는 지난 2015년 12월 28일 일본 정부와 한·일 위안부 합의를 맺고, 일본 정부가 거출한 10억엔으로 2016년 7월 화해·치유재단을 설립했다.

당시 한·일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종식시키는 조건으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을 타결했다. 이에 따라 설립된 재단은 일본이 지급한 10억엔으로 위안부 피해 생존자와 사망자 유족에게 치유금 명목의 현금을 지급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논란과 함께 10억엔 반환과 재단 해산을 요구하는 여론이 계속됐다.

② 왜 해산됐나?

위안부 피해자들과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 정의기억연대는 일본 정부의 출연금 반환과 재단 해산을 계속해서 요구했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 12월 27일 화해·치유재단 설립·운영 과정을 검토한 여가부 점검반은 재단이 박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여가부 관여하에 졸속으로 설립됐고, 피해자들에게 지원금 현금 수령을 종용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 정부는 2018년 1월 일본이 화해·치유재단에 출연한 10억엔(약 108억원)은 우리 정부 예산으로 마련하고, 기금 처리는 향후 일본과 협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2018년 7월 일본 정부가 재단에 출연한 10억엔을 전액 정부 예산으로 충당하기 위해 예비비(103억원)를 편성했다.

이후 2018년 11월 21일 재단 해산이 결정됐고 지난해 6월 17일 등기부상 해산에 돌입, 같은 해 7월 3일 해산이 완료됐다.

③ 잔여재산은 어떻게 됐나?

여가부에 따르면 정부는 일본이 화해·치유재단에 출연한 10억엔 가운데 약 56억원의 잔여재산 용처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민법 80조(잔여재산의 귀속)에 따라 현재 법원이 지정한 청산인 K씨가 청산 절차를 여전히 진행 중인 셈이다.

청산 절차상 마지막 주체인 여가부는 청산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청산인이 제출한 잔여재산 처리 방안을 검토해 승인 여부를 심사해야 한다.

송기호 변호사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뜻에 따라 이를 속히 돌려주고, 위안부 피해와 강제동원의 문제는 국제인권의 문제라는 원칙을 명확히 해 차기 경제도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④ 양성평등기금은 잘 관리되고 있나?

정부가 마련한 양성평등기금 역시 정부 평가에서 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여가부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여가부의 양성평등기금 운용은 '투자실행과정의 적정성'을 따지는 항목에서 '아주 미흡' 평가를 받았다. 탁월, 우수, 양호, 보통, 미흡, 아주미흡으로 나뉘는 6단계 평가등급 중 최하위다.

이 평가는 민간 전문가 35명으로 구성된 기금운용평가단이 올해 2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진행했다.

평가서는 "자산운용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으나 서면회의 과다 및 참석률 저조로 실질적인 운용이 되고 있는지는 불투명하다"며 "실질적인 관리업무를 충실히 하기 위해서는 경험과 전문성이 있는 최소한의 인력 보충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기금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개선방안을 수립해 시행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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