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베이징 최대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신파디(新發地) 시장 감염원을 조사한 결과, 수입산 연어를 썰던 도마 등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소식이 13일 전해졌다.
◆ 진열대, 메뉴판에서 사라진 연어
14일 중국 온라인매체 제멘망 등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 시내 우메이, 까르푸, 월마트 등 주요 마트 진열대에서 연어는 이미 자취를 감췄다.
쓰촨성 농산품유통협회는 현지 상무청의 긴급 통지에 따라 수산물 시장에서 고도의 방역조치를 긴급 가동해 폐쇄식 관리에 돌입하고 인력과 차량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는 한편 소독·체온 측정을 철저히 할 것을 지시했다.
청두시 농산품 중심 도매시장에서도 지난 14일부터 연어 판매를 아예 금지했다. 구체적인 판매 재개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장쑤성 난징식음료상회도 방역 강화 조치를 내려 각 시장에서 육류, 가금류, 수산물 관련 제품 취급을 잠시 중단토록 했다. 저장성 항저우 시장감독관리국도 13일부터 대형 마트 연어 판매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류스옌 월마트 중국 사업부 총경리는 "전국 월마트 매장의 냉동·신선 연어 제품 판매를 모두 중단시켰다"며 "앞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정부의 추가 지시에 따라 행동하는 한편, 방역·소독·모니터링을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바이러스 숙주 '누명' 쓴 연어···'중간숙주' 가능성 미미
여러 수산물 중에서도 유독 연어만 논란이 되고 있는 건 연어가 저온저장시스템(콜드체인)으로 운송되기 때문이다. 저온 환경 속에서 바이러스 생존 기간이 비교적 길어질 수 있기 때문.
다만 전문가들은 연어는 하등생물인 물고기로, 바이러스의 중간 숙주가 될 가능성은 극히 미미하다며 아마도 보관·운송·판매 등 과정에서 사람과의 접촉을 통해 표면에 바이러스가 묻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잔추 우한대학교 의학부 바이러스 교수는 "연어를 썰던 도마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연어가 바이러스에 오염된 것이지, 전염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중국 주간지 남방주말도 “수산물이 중간 숙주가 되기는 어려우며, 연어가 누명을 썼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쩡광(曾光)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전염병학 수석과학자는 "현재로선 바이러스의 출처가 어딘지 모른다"며 "이것이 밝혀지기 전까진 연어를 날것으로 먹지 말라"고 조언했다.
◆ 매년 10만톤 수입···中 연어 소비 '위축' 언제까지
중국은 전 세계 최대 연어 수입국 중 하나다. 노르웨이, 칠레, 호주, 캐나다 등에서 주로 연어를 수입한다. 글로벌 연어 뉴스사이트 새먼비즈니스에 따르면 중국은 매년 약 10만톤의 연어를 수입하며,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노르웨이 수산물위원회는 오는 2025년까지 중국의 매년 연어 소비량이 24만톤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의 연어 수입이 중단될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양잔추 교수는 "현재로선 수입을 중단할 필요까진 없다"며 "수입 검역을 철저히 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중국 내 연어 소비가 줄며 당분간 관련 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건 사실이다.
중국 식품 전문 애널리스트 주단펑은 "요새 연어라는 말만 꺼내도 다들 꺼리는 분위기"라며 "연어 소비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국 연어 소비 시장이 향후 반년 후, 혹은 내년 봄쯤에야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중국 대표 수산물 수입업체인 자워(佳沃, 조이비오) 주가는 선전거래소에서 이날 장중 9% 가까이 폭락했다. 자워는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국내 연어 시장이 한 차례 구조조정을 겪을 것"이라며 "하지만 장기적인 성장세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워의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연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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