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수보 회의) 모두발언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맞아 무거운 마음으로 맞게 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먼저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에 난관이 조성되고 상황이 엄중할수록 우리는 6·15 선언의 정신과 성과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면서 “남과 북의 정상이 6·25 전쟁 발발 50년 만에 처음으로 마주앉아 회담한 것은 실로 역사적인 사건이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사이에 이미 1972년의 7·4 남북공동성명과 1992년의 남북기본합의서가 있었지만, 두 정상이 직접 만나 대화함으로써 비로소 실질적인 남·북 협력이 시작됐다”면서 △이산가족 상봉 △남북 철도 및 도로 연결 △금강산 관광 시작 및 개성공단 가동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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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그러나 6·15 선언 이후에도 남·북 관계는 일직선으로 발전해가지 못했다”면서 “때로는 단절되고, 심지어 후퇴하거나 파탄을 맞이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의 변동에 따라 우리의 대북 정책이 일관성을 잃기도 하고, 북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요동치기도 했으며 남·북 관계가 외부 요인에 흔들리기도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이 함께 가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면서 “구불구불 흐르더라도 끝내 바다로 향하는 강물처럼 남과 북은 낙관적 신념을 가지고 민족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길로 더디더라도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나와 김정은 위원장이 8000만 겨레 앞에서 했던 한반도 평화의 약속을 뒤로 돌릴 수는 없다”면서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은 남과 북 모두가 충실히 이행해야 하는 엄숙한 약속”이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어떠한 정세 변화에도 흔들려서는 안 될 확고한 원칙”이라며 “우리 정부는 합의 이행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서도 “소통을 단절하고 긴장을 조성하며 과거의 대결 시대로 되돌리려 해서는 안 된다”면서 “남과 북이 직면한 불편하고 어려운 문제들은 소통과 협력으로 풀어나가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를 획기적으로 전환하고자 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과 노력을 잘 알고 있다”면서 “기대만큼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의 진전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나 또한 아쉬움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남과 북이 함께 돌파구를 찾아 나설 때가 됐다”면서 “더는 여건이 좋아지기만 기다릴 수 없는 시간까지 왔다. 한반도 운명의 주인답게 남과 북이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찾고 실천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정권과 지도자가 바뀌어도 존중되고 지켜져야 하는 남·북 공동의 자산”이라며 “한반도 문제와 남·북 문제 해결의 열쇠도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에서는 남·북 관계 발전과 평화를 위해 나아가서는 평화 경제의 실현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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