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 8일 세계 최대 컨테이너 1호선인 ‘HMM 알헤시라스’호가 선적량 1만9621TEU로 세계 최대 선적량을 기록하며 ‘만선’의 뱃고동을 힘차게 울렸다. 2호선인 ‘HMM 오슬로(Oslo)’호도 24K급 초대형 선박의 통상 최대 선적량인 1만9300TEU를 넘는 1만9504TEU를 선적해 만선을 기록, 지난달 28일 유럽으로 향했다.
HMM은 2018년 9월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시장 변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국내 조선 3사와 약 3조15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선박 20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9월까지 대우조선해양 7척, 삼성중공업 5척 등 24K급 총 12척과 내년 상반기 현대중공업으로부터 1만6000TEU급 8척을 순차대로 인도할 예정이다.
2018년 당시 HMM의 연결기준 자기자본의 3.5배에 달하는 과감한 비용이 투자된 것은 조선해운업을 살리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작용했다. 초대형 선박은 HMM의 원가구조를 변화시켜 수익성 극대화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HMM이 발주한 20척의 초대형 선박 선복량은 총 40만TEU에 달한다. 당시 HMM의 선복량에 더하면 약 85만TEU에 달하며 추가적인 선복 확보를 통해 100만TEU 이상의 선복량을 확보, 주요 항로에 대한 점유율을 키울 전망이다.
HMM은 비단 선박 발주만 한 것이 아니었다. 초대형선이 안정적으로 항만에 들어와 화물을 하역하기 위해선 항만 확보가 필수다. 특히 시간이 생명인 컨테이너 운항에서 항만의 도움이 없으면 대기시간을 낭비해 경쟁력을 잃게 된다. 이에 HMM은 2016년부터 기존의 항만에 더해 미국, 네덜란드, 스페인, 대만 등 세계 곳곳에 항만을 확보하는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HMM은 올해부터 발효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도 선제 대응, 친환경 스마트십 운항을 일찌감치 준비했다. IMO는 고유황유(벙커C유) 대신 황산화물 함유량 0.5% 이하의 저유황유 사용을 의무화했다.
이에 수요가 늘어난 저유황유 가격이 급등, 공급량 확보가 불투명해진 선사들은 뒤늦게 스크러버 설치에 나선다. 하지만 스크러버 제작·설치에 장기간이 소요돼 환경규제 시행 전 설치가 불투명해졌다.
하지만 HMM은 2017년 말 일찌감치 환경규제에 선제 대응해 올해까지 85% 이상의 컨테이너선에 스크러버 설치를 확정했다. 2018년 7월 한진수빅조선사에서 인도한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은 1만TEU급 이상 선박 중 세계 최초 스크러버 설치 선박으로 기록됐다.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 인도한 24K 선박에는 하이브리드형 스크러버를 설치,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운항이 가능해졌다.
HMM 관계자는 “디 얼라이언스 회원사들의 협력으로 1호선 ‘알헤시라스’호에 이어 2호선, 3호선도 최근 만선으로 출항했다”며 “올해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12척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세계경제의 가교 역할을 하는 동시에 대한민국 해운산업 재건에 밑거름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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