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미·중·북 '3국 리스크'에 4%대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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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안준호 기자
입력 2020-06-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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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중국 중심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커져

  • 중국 5월 산업생산, 시장 예상치 하회…실물경기·기대감 간극 커

  • 북한 군사행동 경고도 일부 영향

[사진=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미국과 중국, 북한에서 각각 발생한 리스크에 100포인트 넘게 급락 마감했다. 미국과 중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진데다 중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면서 기대감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기지표에 따른 실망감이 악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북한의 군사위협까지 더해지며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심리가 꺾이며 당분간 증시가 조정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1.48포인트(4.76%) 급락한 2030.82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100포인트 넘게 하락한 것은 지난 3월 19일(종가 1457.64) 133.56포인트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7.89포인트(0.84%) 떨어진 2114.41로 개장했으나 장중 낙폭을 키우며 급락세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52.91포인트(7.09%) 폭락한 693.15로 종료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코스피 급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3일(현지시간) 기준 애리조나주와 텍사스주, 플로리다주 등 미국 22개 주에서 코로나19 일일 기준 신규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도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7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남북관계 악화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도 이날 증시 급락에 영향을 끼쳤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13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거를 비롯해 대남 군사행동에 나설 것으로 시사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 급락의 주요원인은 아니지만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기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타난 점도 증시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중국의 5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증가했지만 시장 전망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5.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하락했다"며 "중국의 실물 경제지표 결과 발표를 앞두고 기대 속에서 낙폭을 축소하기도 했으나 시장 예상을 하회했다는 점이 부담을 주며 재차 낙폭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동안 증시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반등했으나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에 따른 충격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중국 산업생산 지표가 지난 4월보다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며 "그동안 증시에 경기회복 기대감이 보다 많이 반영되면서 상승했는데 경기지표가 기대보다 좋지 않아 실물과 기대감 사이의 간극이 벌어지면서 급락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기술적 부담 가중과 코로나19 2차 확산, 실물경기와 기업이익 회복 지연 등의 우려에 직면한 것으로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선반영된 주가와 실물 간 괴리 축소는 필요하겠지만 코로나19 확산은 국면 전환에 들어서며 권역별 차별화가 진행 중이고 기업이익은 록다운(Lockdown·봉쇄) 해제로 5~6월 순차적 저점 확인 과정에 들어섰다. 미 연준(Fed)을 통해 확장적 정책 환경까지 재확인됐다"며 "다만 잠재된 불안요인 검증 과정에서의 변동성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증시 상승 폭이 오히려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며 당분간 조정 국면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증시 수준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올해 기업들의 연간 영업이익이 늘어나야 한다는 가정이 필요했는데, 3분기에도 코로나19로 인한 기업들의 활동 위축이 여전하다"며 "이미 3분기가 눈앞에 닥친 상황인데 내년 경제 활동이 큰 폭으로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 이상 6~7월에는 증시가 쉬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코로나19 확산 흐름을 보면 하루 평균 10만 수준이던 확진자 숫자가 전 세계적으로 13~14만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경제 활동을 재개한 미국에서 확진자가 줄지 않는 가운데 다른 신흥국 지역에서도 확산이 늘고 있는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우려와 함께 국내에서는 대북 문제, 해외에서는 흑인 인권 관련 시위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라며 "오늘 시장에서는 주가는 물론 환율과 채권 가격이 모두 떨어지는 '트리플 약세' 상황이 나타나며 향후 증시도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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