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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100만 코앞' 브라질, 하루 3만5000명 확진...세계 최다 수준 근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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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6-1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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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개월째 접어들었지만, 중앙정부 대응 미비에 최악으로 치달아

브라질(빨간색)과 미국(파란색)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 추이 비교. 통계 출처는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C)로 수치가 본문 내용과 다소 차이가 있다.[자료=아워월드인데이터]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3만5000명에 근접한 브라질의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는 브라질 내부적으로도 사상 최고 수준인 것은 물론, 전 세계를 통틀어서도 하루 최다 확진 수준에 거의 근접한 규모다.

16일(현지시간) 브라질 보건부는 전날보다 3만4918명 늘어난 92만3189명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월 26일 브라질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처음으로 보고된 이후 하루 최다 수치다. 앞서 최다 수치는 지난달 30일의 3만3274명이었으며, 하루 신규 확진자가 3만명을 넘은 것도 이날 포함 단 6일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 9~11일 사흘 연속 3만명대를 기록한 후 2만명대로 하락하다 14일 1만7110명까지 내려갔지만, 이날 다시 하루 신규 확진자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일일 확진자 3만5000명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에 가깝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집계에 따르면, 과거 이 수치를 능가한 경우는 미국에서 3만8509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한 지난 4월 26일 하루에 불과하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집계로는 4월 6일(4만3438명)과 4월 23일(3만7144명) 이틀뿐이다.

보건부 발표의 신뢰성을 믿을 수 없다며 브라질 현지 6개 유력 매체가 별도로 집계한 수치를 반영하는 국제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스는 이날 브라질의 신규 확진자를 3만7278명(전체 확진자 92만8834명)으로 집계했는데, 이를 넘어선 수치는 미국이 기록한 4월 24일 하루 신규 확진자 3만9072명 밖에 없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함에 따라 브라질의 누적 확진자 수는 며칠 내로 미국에 이어 전 세계 두 번째로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월드오미터스와 WHO 기준으로 각각 4월 28일과 같은 달 30일 10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 11일에는 200만명을 돌파했다.

같은 날 브라질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전날보다 1282명 늘어난 4만5241명으로 집계됐다. 브라질의 사망자 수는 약 3개월 만에 4만5000명을 넘어섰다. 지난 3월 17일 브라질에서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온 이후 4월 28일에는 5000명, 5월 9일 1만명, 6월 1일 3만명을 넘어섰다.

브라질은 지난 11일 이후로 누적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 모두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국가다.

문제는 사실상 브라질 연방정부가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한 상태라는 것이다.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코로나19를 '단순한 감기'로 일축하고 "브라질인들은 하수구에서 뒹굴어도 끄떡없다", "미안하지만,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그게 인생"이라고 말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각종 방역 대책을 소홀히 하고 있다.

이후 국민들과 지역정부가 그의 발언에 반발하자 브라질 보건부는 코로나19 대응을 강화하려 시도했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보건부 장관 2명을 잇달아 해임하고 신임 장관과 각종 주요 보직을 현재 전문성 없는 군인들에 맡겨놨다.

이 결과 브라질 보건 당국은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와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던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처방하라는 강제 지침까지 내렸다. 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WHO와 대부분의 정부는 해당 약품을 코로나19 치료 사용에 금지한 상태다.

이에 브라질 전역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매일 이어지면서 연일 대규모 인파가 거리에 모이고 있다.

WHO는 브라질을 아직 코로나19 확산세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국가로 꼽으면서 의료 붕괴 상황을 우려하는 상태다. 현재 브라질 전체 27개 주 중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등 최소 5개 주의 병상 점유율은 90%를 넘어선 상태다.

아울러 오는 21일부터는 남반구 국가들의 공식적인 겨울이 시작하면서 계절성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대유행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감기나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쉽게 발병하기 때문에 코로나19 대응이 더 어렵다고 지적한다. 증상도 비슷해 호흡기 질환자가 늘어나면 코로나19 진단에 혼선을 가져오고, 포화 상태의 병상이 더욱 부족해져 의료 붕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16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퇴진 촉구 시위.[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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