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조현식 '의기투합'…태안에 국내 최대 드라이빙 센터 만든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조현식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이 고성능차 개발과 체험형 모터스포츠를 확대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현대차그룹은 17일 충남 태안군 태안기업도시에 축구장 176개 크기인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건립한다고 밝혔다. 126만㎡(38만평)의 국내 최대 규모로 건설되고, 2022년 완공 목표다. 현대차의 드라이빙 센터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태안에 세우고 있는 주행시험장 바로 옆에 세워진다. 주행시험장과 드라이빙 센터를 연계해 고성능 차량의 성능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고성능 차량의 경우 고성능 타이어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양사의 협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사옥에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과 관련 내용이 담긴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코로나19로 글로벌 시장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한 상황이지만 신규 투자를 강화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주행체험 시설은 4개의 체험트랙과 4개의 체험존 등 총 8개의 코스로 구성된다. 현대차는 지난 4월 출시된 벨로스터 N 연식변경 모델을 시작으로 올해 아반떼 N라인, 쏘나타 N라인, 코나 N, 투싼 N 등 고성능차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체험형 서비스의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201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N 브랜드를 공개한 이후 고성능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을 벤츠의 AMG나 BMW의 M 같은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서다. 

또한 ‘펀 투 드라이브(Fun to Drive)’라는 브랜드 철학을 강조하는 체험형 서비스도 실시한다. 운전에 즐거움을 못 느끼는 일반인들을 위해서다. 드라이빙 기초부터 고난도 드라이빙 테크닉 등 단계별로 세분화된 주행기술을 교육할 계획이다. 전문 드라이버와 함께 탑승하는 한계 주행 체험, 다양한 조건의 노면과 장애물 체험 등 고객의 수준과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대차·기아차·제네시스의 브랜드 컬렉션 상품을 전시하는 브랜드숍 등의 편의시설도 갖춘다.

특히 이번 신규 투자는 양사를 이끄는 두 부회장의 각별한 모터스포츠 사랑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정 수석부회장의 경우 과거 성과가 없어 사업이 철수된 월드랠리 챔피언십(WRC) 참가를 다시 시작한 바 있다.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 현대차는 참가한 지 6년 만인 지난해 WRC에서 제조사 부문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특히 정 수석부회장은 직접 현장에서 WRC 출전 차량을 몰아볼 정도로 모터스포츠에 특별한 애정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역시 모터스포츠와 고성능 타이어 모델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DTM) 등 모터스포츠 대회 출전 경험을 통해 기술력을 검증받았다. 특히 조 부회장은 타이어 본연의 성능에 집중하기 위한 경영전략을 강조해왔다. 조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타이어 및 자동차산업이 저성장하는 가운데 타이어사업을 먼저 혁신해야 한다"며 "타이어사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분야의 투자와 인수합병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고성능 타이어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 벤츠, 아우디, BMW 등 독일 3대 브랜드의 고성능 모델부터 프리미엄 스포츠카 브랜드까지 폭넓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향후 '한국테크노돔' 등 연구개발 센터와 태안의 주행시험장을 활용해 고성능 타이어 기술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현대차그룹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건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현대·기아차 상품본부장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 한국 테크놀로지그룹 조현식 부회장,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이수일 사장.  [사진 = 현대자동차 제공 ]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조감도 [사진 =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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