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거품 시대 예측을 정확히 하는 투자자로 알려진 제레미 그랜덤이 최근의 상승을 '거품'으로 규정해 주목을 받았다. 뉴욕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주요증시는 최근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실업률을 비롯한 경제지표는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그랜덤은 닷컴버블과 2008년 주택금융위기 등 거품 시기를 정확히 집어내 유명세를 떨친 바 있다. 그는 최근의 상승장은 미국 체력이 형편 없는 상황에서 나온 '전례없는 상승장'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3월 이른바 '팬데믹 패닉'으로 급락했던 증시는 다시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으며, 5월부터 완연한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 3월 23일(이하 현지시간) 스탠다드앤드푸어스500(S&P500) 지수는 2237.40포인트까지 급락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침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자들의 공포심을 키웠기 때문이다.
17일 기준 S&P500 지수의 종가는 3113.4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23일에 비해 무려 35%가 넘게 상승한 것이다. 상승 흐름 중에서 증시가 급등한 5월부터 일각에서는 현실과 시장이 따로가고 있다는 디커플링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시장의 상승 흐름은 쉽게 꺾이지 않았다. 곧 조정이 올 수 있다고 주장하던 골드만삭스는 약세장 전망을 철회하면서 미국 증시가 바닥을 지났다는 쪽으로 전망을 수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랜덤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증시는 최근 현실을 무시하면서 점점 더 거품을 형성해가고 있다면서 결국 마지막엔 많은 이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17일 CNBC 프로그램 '클로징 벨'에 출연한 그랜덤은 “지금이 4번째 버블이라는 확신이 점점 더 들고 있다"면서 "거대한 거품은 오래가고 결국 엄청난 고통을 안겨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랜덤이 말한 3번의 거품 시대는 1989년 일본의 버블, 2000년의 기술 버블, 그리고 2008년의 주택 버블을 말한다.
그랜덤은 투자자들의 난폭한 거래, 허츠와 같은 파산한 회사에 대한 투자 집중 등이 거품 시대에 나타나는 대표적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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