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연락사무소 폭파로 이어진 '대북전단 살포'…법조계 "헌행법상 제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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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6-1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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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18일 66차 통일전략포럼

  • "탈북민들, 지역주민 피해주면서까지 사상 관철"

  • "민주주의 국가에서 용납 어려운 행위, 제한 필요"

  • "지역주민, 對살포 행위자 민사손해배상 고려 가능"

최근 북한의 대남 도발에 발단이 된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표현의 자유’ 틀 안에서도 현행 법체계 내에서 제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을 받는다.

18일 서울 종로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열린 제66차 통일전략포럼 ‘긴급진단, 대북전단과 남북관계: 쟁점과 해법’에 참석한 법조계 전문가들은 북한이탈주민(탈북민) 단체들이 민주주의 질서에 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대북전단 살포를 현행법상에서 제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권태준 법무법인 공존 변호사는 “대북전단 살포행위의 동기 자체는 ‘사상의 자유’ 측면에서 존중돼야 한다. 하지만 다른 구성원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자신들의 사상을 관철하려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용납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권 변호사는 “표현의 자유가 보호돼야 하고 북한의 군사도발 비난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서해5도, 파주, 철원 등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현지 주민의 안전이 위협된다며 물리적으로 제지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국내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해석했다.

그는 “대북전단 살포행위가 북한에 군사도발의 빌미를 제공한다는 점은 명백하다. 북한 인권에 대한 문제라고 해서 특별하게 현행법 제도가 접근할 수 없는 성역처럼 다뤄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접경지역 주민들의 관점에서 대북전단살포 행위에 연루된 사람들을 상태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정산홀에서 '대북전단과 남북관계: 쟁점과 해법'이라는 주제로 통일전략포럼이 진행되고 있다[사진=정혜인 기자]


선병주 법무법인 명석 변호사는 “탈북단체 전단이 과연 헌법에 의해 보장될 수 있는 표현물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표현의 자유도 법률에 따라 제한될 수 있고,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한 합헌적”이라고 역설했다.

선 변호사는 대북전단 살포가 현행 법체계 내에서도 규제가 가능하다며 경찰관직무집행법, 남북교륙협력법, 항공안전법, 공유수면법 등의 위반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는 지난 12일 통일부가 서울지방경찰청에 탈북민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에 대한 수사의뢰서를 제출하며 적용한 법 항목이다.

선 변호사는 그동안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방치했다는 지적에도 반박했다. 그는 “2008년부터 2018년 5월까지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단속한 것은 총 12건”이라며 “현 정부에서도 한 차례 단속 사례가 있어 그동안 (대북전단 문제를) 방치해온 것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북전단 살포 규제 관련 법률 제정 가능성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선 변호사는 “최근 북한이 대북전단을 빌미로 남북관계를 단절할 듯이 격한 태도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여야의 입장이 다르다”며 “여야 합의로 남북(교류)협력법을 개정하거나 단일법을 제정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종주 통일부 인도협력국장은 이날 토론에서 “정부의 대북전단 살포 규제는 판문점선언 등 남북합의에 위반되고 교류협력법에도 위반된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접경지역 주민의 일상생활에도 위협이 된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살포 동향이 사전에 파악이 안 되는 경우 현장단속이 어렵다”며 “살포 단체들이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살포를 한 뒤 사후 공개하거나 또는 아예 공개하지 않았는데 지역주민이 살포물을 발견하고 살포 사실이 확인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북한이 잇단 담화를 발표하고 있고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 등 위협적인 행동을 실제 행동으로 옮겼다. 접경지역의 불안, 지역경제 부정적인 영향 등도 커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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