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붕괴' 속 살아남은 일본 생보사, 비결은 보장성 보험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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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06-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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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험硏 "저금리 시대 맞은 국내 생보사, 일본 사례 참고해야"

[사진=연합뉴스 제공]

일본 위기인 '거품경제 붕괴' 시기 생존한 일본 보험사들은 공통적으로 저축성 보험을 판매하지 않고 보장성 보험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고위험 투자를 줄여 리스크를 제한했다는 분석이다. 극도의 저금리 시대를 맞은 국내 생명보험사들도 일본 보험사의 생존 모델을 참고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21일 윤성훈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일본생명보험회사의 파산과 생존'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유수의 보험사 8곳이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잇달아 파산했다. 닛산생명(일본 수입보험료 13위)을 시작으로 치요다생명(7위), 도쿄생명(18위)까지 7개 생보사가 도산했다. 손보사 쪽에서도 2000년 업계 8위 다이이치화재가 일본 최초의 손보사 파산을 기록했다.

고금리 시절 무리하게 모집했던 연금보험이 금리가 떨어지자 경영을 압박하고, 거품경제의 붕괴로 주식·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며 운용수익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보험사가 망한 것은 일본의 세계 2차 대전 패망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국내 금융권에서는 일본 보험사의 위기가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역마진 손실이 발생하고, 보유자산의 가치 하락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는 등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당시 위기에서 살아남았던 일본 보험사의 정책을 국내 보험사가 벤치마킹해볼만 하다는 의미도 된다.

당시 위기에 처했던 중소형보험사 중 살아남은 보험사는 타이요(太陽)생명과 다이도(大同)생명, 후코쿠(富國)생명 등이다. 윤 연구위원은 "이들은 자산 거품 붕괴 이전과 이후, 업계의 일반적 영업과 자산운용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자기만의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통해 생존했다"고 진단했다.

1984년 자산 기준 업계 8위였던 타이요생명은 가정주부를 대상으로 입원비와 수술비를 보장하는 단기 양로보험 판매에 주력했다. 14위권 다이도생명 역시 위기 상황에서 보수적인 고객군 선정과 자산운용에 집중했다.

후코쿠생명도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 등 우량 고객을 대상으로 개인연금이나 변액연금 등 보장성 보험을 판매하는데 주력했다.

윤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하로 제로 금리 시대에 들어섬에 따라 우리나라 생명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일본 보험사를 살펴보면 상품을 목표한 고객군에 특화하고 자산부채관리(ALM) 개념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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