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 연구원은 “볼턴은 이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에 대해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를 했다"면서 세부 내용 중 '싱가포르 슬링' 챕터에 있는 주요 부분을 소개했다.
볼턴은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과 회담을 가지길 간절히 원했지만, 그것은 어떤 외교적 성과보다는 보여주기에 집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세한 준비도, 공식 아젠다고 없었다는 것이다. 실질적인 것은 없는 공식 발표를 준비해야 했다며, 과거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1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비판했다.
회담을 떠나면서 김 위원장이 "행동 대 행동(action for action)” 원칙에 합의한 것에 대해 기쁘다면서 UN 제재를 풀어줄 수 있는 지에 대해 물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며 검토하겠다고 답했다고 볼턴은 주장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김 위원장으로 하여금 긍정적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는 게 볼턴의 지적이다.
김 위원장 면전에서는 이처럼 칭찬을 늘어놓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장 밖에서는 참모들에게 "김(정은)은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면서 부과할 수 있는 제재가 300개는 된다고 말했다고 볼턴은 폭로했다.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정부와 협의 없이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정상회담 중 김 위원장이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나 폐지를 희망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볼턴은 폭로했다.
이같은 결정에 대해서는 거기 참석한 참모진은 물론 국방부 장관 등 주요 인사들과의 협의도 전혀 없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전쟁이나 한반도 미군 주둔의 배경 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볼턴은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한국의 외교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 했다. 북한과 미국 관계에 헛된 기대를 심어줬다는 것이다.
테리 연구원은 볼턴의 회고록을 발췌하면서 “미국 정부는 4개 정권을 지나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핵확산 위협을 막아내지 못했다는 볼턴의 결론을 반박하기는 힘들다"면서도 "그러나 볼턴이 더 나은 대안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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