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구광모 LG 그룹 회장이 22일 LG화학 충북 오창공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전기차 등 전동 자동차 시장에서는 선도자로 나서, 후발 내연 자동차로서의 한계를 털어낸다는 전략이다. 특히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체이자 국내 4대그룹의 핵심 계열사가 든든한 우군을 자청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이 조만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회동을 끝으로 국내 전기차 배터리업체들과 4각 동맹의 밑그림 그리기를 끝낼 것으로 알려졌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오전 구광모 (주)LG 회장, 지난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미래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해 단독 회동을 한 바 있다. 지난 1월, 올해를 미래차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힌 정 수석부회장이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셈이다. 전기차 등 미래차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전동의 핵심부품인 배터리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수석부회장이 다른 4대 그룹 총수들과 올해 전기차 배터리 협업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하면서 업계의 불필요한 잡음이 사라지고, 국내 산업 생태계도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현대차그룹에도 큰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전기차 배터리업체 3사는 단순히 국내 업체가 아니라 세계에서도 손꼽는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1~4월 전기차(EV·PHEV·HEV) 배터리 사용량 통계에서 전년 대비 91% 증가한 6.6기가와트시(GWh)를 기록, 전년 동기 4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삼성SDI는 1.5GWh의 배터리 사용량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8.9% 증가해 5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도 사용량이 74.3% 증가한 1.1GWh를 기록해 순위가 두 단계 올라 7위가 됐다. 최고의 제품을 쓰는 현대차그룹 전기차의 신뢰도 덩달아 올라가는 것이다.
실제 현대차는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수요 급증과 제품의 신뢰를 바탕으로 코로나19에도 이 부문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전문 매체인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2만4116대) 순수전기차 판매 순위에서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3만9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지난달에는 그간 누적 판매량도 150만대가 넘어서며 성장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현대차그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동맹을 바탕으로 한 발 더 성장하기 위해 주력한다. 현대차의 경우 2025년 전기차 56만대를 판매해 수소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시장에서 세계 3위권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기아차는 글로벌 전기차 점유율을 지난해 2.1%에서 2025년 6.6%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동화 시장 리더십 확보를 위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과 핵심 구동 부품 경쟁력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더불어 대내외적인 투자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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