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또다시 하향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침체한 세계 경제가 회복하려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성장률은 기존과 같이 유지하는 동시에 내년 예상 성장 폭은 더 커졌다.
22일(현지시간) 무디스는 거시경제 전망 보고서를 발간하고 "코로나19의 여파가 애초 예상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요 20개국(G20)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4.6%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 4월 성장률 전망치였던 -4.0%보다 0.6%p(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무디스는 유럽 등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국가들의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내렸다.
종전 -7.0%와 -6.3%의 역성장이 예상됐던 영국과 프랑스는 각각 3.1%p와 3.8%p 떨어진 -10.1%로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탈리아와 독일도 각각 -8.2%→-9.7%(-1.5%p)와 -5.5%→-6.7%(-1.2%p)로 상당 부분 하향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신흥국인 인도(0.2→-3.1%)와 브라질(-5.2→-6.2%)의 전망치도 크게 내렸다.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과 같은 -0.5%로 유지했으며, 이는 G20 중 중국(1.0%) 다음으로 양호한 수준이다. 무디스는 우리나라의 내년도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 발표한 2.7%에서 2.8%로 소폭 상향했으며, G20 전체로는 5.2% 성장하며 글로벌 경제가 반등할 것으로 봤다.
아울러 내년 4분기까지 G20 선진국 그룹 중에선 유일하게 우리나라가, 신흥국 그룹에선 중국·인도네시아·인도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경제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내년 4분기 성장률 전망치와 작년 4분기 성장률을 비교해 플러스(+)를 기록한 국가들이다.
해당 보고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라면서, 경제 회복세 역시 피해지원책 구성과 규모에 따라 각 국가마다 불균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는 "각국의 코로나19 경기부양책이 기업들의 부도를 막고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면서 "금융시장은 대부분 회복세를 보였지만, 붕괴 위험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향후 글로벌 경제의 리스크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재확산이 제2 봉쇄 사태로 발전할 경우 각국의 재정위험을 가중하고 금융 안정을 해칠 수 있다"면서 "최근 미국과 중국의 긴장감이 확대한 것 역시 양국의 기업들과 다른 국가들의 경제·정치 환경의 불확실성을 높였다"고 무디스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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